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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해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700만 명이 조기사망한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문제가 걱정을 넘어 공포인 시대가 됐다. '은밀한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는 지름이 10㎛이하 크기로 PM10이라고 한다.

자동차 배출 가스, 공장 굴뚝 등을 통해 주로 배출되며 중국의 황사나 심한 스모그때 날아오는 크기가 작은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 중 입자 크기가 더 작은 지름 2.5㎛ 이하의 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라 부르며 PM2.5라고 한다.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배출된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아주 미세한 초미세먼지 입자로 바뀌기도 하는데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여기서 혈관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한,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피부·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다.

WHO의 미세먼지 허용 기준치(50㎍/㎥) 대비 연도별 울산지역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2013년 47㎍/㎥, 2014년 46㎍/㎥, 2015년 46㎍/㎥, 2016년 43㎍/㎥, 2017년 43㎍/㎥으로 큰 폭은 아니지만 다행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산단과 석유화학공단이 밀집해 있는 울산은 지난달 19일 미세먼지 농도가 83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이외에도 1급 발암물질인 벤젠농도가 2.16ppb로 전국 평균 0.35ppb보다 6배나 높고 2급 발암물질인 톨루엔과 에틸벤젠은 11.72ppb과 5.44ppb로 전국 평균보다 각각 6배와 16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폐암 발생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가 있어 시민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감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리 없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에 대해 보다 근본적이고 체감적인 대책방안은 없을까.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시민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울산에 동남권 대기환경청을 유치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환경부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에 발맞춰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대기오염 배출사업장 관리를 강화한다는 울산시의 발표는 적용 시기가 2020년으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히 필요한 대책이다.

본 의원은 제6대 남구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남구 최초로 미세먼지 신호등 설치를 제안했다. 현재 남구에는 3대 미세먼지 신호등이 설치돼 시범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세먼지 신호등은 결과를 보고 대비하는 것인데 이보다는 사전적 예방 차원에서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 미세먼지를 잡는 2평짜리 벤치를 소개할까 한다. 독일의 어느 환경기술기업이 개발한 '시티트리(City Tree)'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벤치이고 차지하는 공간은 가로 3m×세로 2.19m로 2평정도인데 이 벤치가 나무 275그루 몫의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고 한다. 땅에 나무를 심는 대신 벤치 위로 4m 높이의 패널을 세워 1,682개의 이끼를 심은 것이다.

패널에 심어진 이끼들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가스 등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벤치 1개당 하루 약 250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연간 240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재 베를린, 오슬로, 파리, 암스테르담, 홍콩 등에 벤치가 설치돼 있다(2017년 8월 기준).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기계공학, 건축, 원예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도시디자인에 맞는 벤치를 만들어냈고 도시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획기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남구를 비롯한 울산 구·군에도 하루빨리 시티트리 같은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도입해 시민들이 미세먼지의 공포에서 벗어나 보다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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