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중앙동을 위한 단상
깨끗한 중앙동을 위한 단상
  • 울산신문
  • 승인 2018.08.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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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중구 중앙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예전 TV 뉴스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 인천 남구 주안동 도심 한 가운데 거대한 쓰레기장 같은 집에 대한 보도였다. 대략 3년 동안 세입자가 없어 방치되던 주택에, 근처 오피스텔 거주민들이 각종 생활쓰레기를 투기해 민원이 발생했고 공가 주인이 100만 원을 들여 무단 투기된 쓰레기 3.5t을 수거한 내용이었다.

당시 뉴스를 보면서 '저렇게 양심 없는 사람들이 있다니 믿을 수 없다'라고 생각했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가볍게 넘겼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환경미화 업무를 담당하고부터 이 이야기는 남 일이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지난 3월에 노인 일자리 참여자, 주민자치위원과 공무원 등이 환경미화과와 협력해 옥교동 빈 집에 장기간 방치된 무단 투기 쓰레기 3톤여를 수거했다. 이런 빈 집의 경우, 집주인과 연락이 닿기도 힘들고 연락 닿아도 상속 문제 등이 있어 관리가 안 되고 방치된 경우가 많다. 

여름철이 되자 무단 투기 쓰레기로 악취 및 각종 벌레가 생겨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중앙동에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민으로 구성된 클린 감시단을 운영해 동네 골목 무단 투기 쓰레기를 수거하고 행위자 신고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무단투기 상습지역 및 신고지역에는 이동식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무단투기 예방 및 행위자 추적에 사용하고 있다. 중앙동에는 무단투기 금지 안내 방송과 함께 불법 투기자 영상을 녹화하는 이동식 감시카메라가 총 3대 운영되고 있다.

위 사례처럼 건물주가 있지만 세입자가 없어 오랫동안 방치된 공가에 대해 구청에 청결이행명령 등과 같은 행정 제재를 요청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어르신들은 혹서기·혹한기를 제외하고는 골목골목 누비며 수거가 가능한 무단 투기 쓰레기는 직접 청소한다. 부피가 큰 가전제품·가구가 무단투기돼 있을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알려 빨리 수거될 수 있도록 신고반 역할도 한다. 한시적(5~10월)이긴 하지만 희망일자리 근로자를 쓰레기 무단 투기지역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등 깨끗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앙동은 울산 원도심으로 노후주택이 많고 B-04재개발정비구역과 재건축지역 주민이 거주하지 않고 있어 '깨끗한 동네 만들기'는 한계가 있다. 재개발 및 재건축 구역 빈 집들은 불법 쓰레기 투척의 온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주택에는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 및 일자가 정해져 있고 관리하는 주체가 있지만, 일반주택은 내 집 앞에 배출하는 방법이다. 이에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정해진 날에 쓰레기를 분리·배출하지 않으면 업체가 수거를 거부해 길거리에 쓰레기가 방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종량제나 재활용 분리수거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와 섞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재개발지역 주민들은 이웃이 공가로 방치돼 각종 쓰레기로 고통받아도 행정조치는 한계가 있다. 집주인과 겨우 연락이 닿아 쓰레기를 치워줄 것을 요청해도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고 과태료도 금액이 낮아 실효성이 약하다. 누구나 깨끗하고 정돈된 동네에서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쓰레기로 더럽혀진 동네는 이미지가 나빠져 이웃들이 차례로 떠나고 마을 분위기는 더 스산해진다. 대부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단 투기는 근절되지 않는다.

식상하지만 결국엔 '깨끗한 동네 만들기'는 주민 양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휙 던지고 가는 쓰레기와 함께 우리 양심도 내던지지 않았으면 한다. 내년은 중구가 '올해의 관광도시'로 지정된 해이다. 태화강대공원을 비롯해 원도심 문화의거리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깨끗한 울산 중구를 위해서라도 작지만 생활 쓰레기 배출에 대한 우리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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