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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체류형 관광이 보잘 것 없는 성적표를 드러냈다. 그동안 체류형 관광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산업관광과 역사문화관광을 접목하는 관광도시를 외쳤지만 모두가 공허한 이야기가 됐다. 바로 통계로 드러난 사실이다. 울산시가 몇년전부터 머무는 관광지 울산을 기치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에 열을 올렸지만 실상은 참담한 결과를 나타냈다. 울산을 찾는 관광객은 주로 친구나 가족끼리 와서 당일 여행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간절곶, 대왕암공원, 태화강대공원, 장생포고래문화특구, 울산대공원 등 5곳에서 관광객 3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울산 관광경험은 '처음'이 79.3%였고, '친구와 함께'(41.7%), '가족과 함께'(35.7%), '연인끼리'(11.0%) 순서였다. '혼자서', '친지와 함께', '직장동료와 함께'는 각 3.7%를 차지했다. 체류 기간은 '당일'이 76.3%로 가장 많았고, '1박 2일'은 19.3%, '2박 3일'은 3.7%였다. 숙박의 경우 장소는 여관·모텔(59.2%), 비즈니스호텔(21%), 친구·친지 집(7.0%), 5성급 호텔·콘도·펜션(각 5.6%)의 비율을 각각 차지했다.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으로는 야간개장 연장 4.59점, 야간체험프로그램 운영 4.53점, 야간 볼거리 다양화 4.48점 등으로 나타났다. 관광 시 관심 있는 분야는 야간 경관 개선 4.44점, 관광지 교통 접근성 4.39점, 종사원의 친절 4.31점, 유스호스텔 신설 4.31점, 리조트 신설 4.19점 등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지금까지 울산시가 벌여온 체류형 관광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야 할 계기가 된다.
 

문제의 핵심은 울산이 과연 체류형 관광을 정착할만한 매력적인 관광지인가에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울산방문의해를 시작한 이후 울산의 관광 인프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태화강 십리대숲,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는 지난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곳'에 새롭게 선정됐다. 시가'울산방문의해'를 추진한 성과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들 관광지를 거점으로 한 울산 관광루트를 새롭게 만들지 못하고 그저 선정된 사실에 만족한 결과가 돼버린 셈이다. 
울산의 관광자원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선결과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관광공사 등 컨트롤타워와 종합관광센터 등 관광서비스 인프라다. 울산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일은 한번 온 관광객을 붙잡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두번째 과제는 체류형 관광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울산만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어떻게 홍보하느냐의 문제와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인프라를 갖추느냐의 문제는 관광산업의 지속성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몇해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울산·경주·포항 등 동해남부의 3개 도시의 관광 연계상품 개발이다. 이들 지역은 해오름 동맹을 계기로 각 지역의 대표 특산물을 맛보고 관광을 즐기는 투어버스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당초 울산시와 포항 경주시는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발굴해 '미니(Mini) 음식 맛보기 투어 버스'(가칭)를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투어 상품은 음식 맛보기 및 어촌체험, 미식기행 등 크게 2가지 프로그램이다. 음식 맛보기 및 어촌체험 관광은 해수부가 3개 지자체에 지정한 어촌체험 마을 4곳과 회센터에서 대표 먹거리와 계절별 제철 음식을 맛보는 코스다. 부산에서 오는 관광객은 당일치기(안)로 3개 지자체를 다 둘러볼 수 있고, 서울 관광객을 위해서는 1박 2일 여행상품(안)을 마련할 계획도 세웠다.
 

미식 기행 프로그램은 3개 지자체가 작성한 음식지도를 따라 이색 먹거리와 특산물을 먹는 여행이다. 3개 지자체는 각 지자체가 31번 국도로 이어진 점을 고려해 숨은 먹거리 등 31가지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포항 호미곶, 경주 대왕암, 울산 간절곶 등 해오름 코스를 연결한 스토리텔링 개발도 모색중이라니 두고볼 일이지만 사업구상이 추진된지 오래인데도 성과나 실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추진동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역단체와 일선 시와의 관계부터 공동의제에 대한 추진과정의 자율성 등 산적한 난제가 많지만 하나씩 풀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3개 도시의 공통된 발전지향성을 찾는다면 그런 걸림돌은 넘어 설 수 있다. 

울산을 중심축으로 하는 동해남부 해안의 울산·경주·포항 등 3개 도시는 중앙정부차원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의 모범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다. 
역사와 문화를 잇는 미래형 메가시티로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은 해오름 지역의 특화된 콘텐츠다. 무엇보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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