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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송철호 시장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이미 몇차례 회의도 있었고 지난주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의 방향성을 결정짓기 위한 전문가 세미나도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여해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의 국내외 동향과 울산지역 여건을 살펴보고 향후 추진방향을 모색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울산테크노파크 김정훈 에너지기술센터장은 "울산 앞바다는 우수한 바람자원과 해저지형을 갖추고 있어 부유식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면 높은 이용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선박항로, 전파영향, 군사작전구역, 주민수용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0MW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 개발에 적합한 후보지역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울산테크노파크 차동형 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산업기반을 집적화해 연관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면 조기에 부유식 해상풍력 수출산업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침체에 빠진 지역 조선해양산업의 재도약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울산 에너지계획에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을 포함한 것은 바람직하며 경제성과 이를 지원할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상풍력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해상의 사계절 풍황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는 점, 전파영향, 군사보호지역, 어업권, 해로, 국제법 등 여러 제약요건과 주민수용성을 확대할 수 있는 지역상생 모델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민선 7기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울산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기술과 숙련인력을 활용해 부유식 해상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울산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현재 울산에서는 대학, 연구기관, 테크노파크, 기업체 등이 참여하는 750kW 부유식 해상풍력 파일럿 플랜트 개발, 5㎿급 부유식 대형 시스템 설계기술 개발, 200㎿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설계 및 풍력자원 평가기술 개발 등 3개의 국산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해상풍력, 그것도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과정이다. 지난 2014년 추진된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사업이 자초된 사례나 제주의 해상풍력사업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은 실증단계, 시범단계, 확산단계로 구분해 2019년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실상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국의 여러 지자체들이 해상풍력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제주는 이미 사업을 추진했지만 경제성 문제와 어민 피해 등이 겹쳐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부산도 사업성 검토 등 추진에 나선 상황이다. 내용도 구체적이다. 부산 기장과 해운대 청사포 앞바다에 540㎿급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는 모양새다. 청사포 앞 1.2㎞ 해상에 5㎿ 발전기 8기, 기장군 기장읍 죽성에서 장안읍 임랑까지 1.2㎞ 해상에 5㎿ 100기를 설치하는 해기해상풍력은 산업자원부가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2019년 발전단지 착공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들어가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문제는 사업성 여부와 경제성,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동의절차다. 해상풍력은 소음발생 등으로 어획량 감소를 우려하는 어민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제주도를 비롯해 해상풍력 사업마다 이 문제는 쟁점이 됐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풍력 발전기의 가동률이 얼마나 되는지 실험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바람이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의 경우 가동률이 경제성에 미치지 못해 난관에 봉착한 사례도 있다.

울산시는 이미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의 최적지로 울주군 서생면 앞바다를 지목하고 실증작업에 들어갈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울산시가 혁신성장 산업의 하나로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 나서면서 내년에 시범적으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를 먼저 실증하기로 했다는 것은 이미 사업성을 검증해 보겠다는 의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국가 바람지도를 분석해 볼 때 서생 앞바다가 풍력발전을 하기 좋은 평균 8m/s 이상의 바람이 분다는 것이 울산시의 설명이다. 국내 어느 곳보다 풍질(바람의 질)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검증과 실험을 반복해서 확실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의 미래 먹거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제대로된 검증이다. 에너지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단기간의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차분한 접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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