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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울산지역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악화가 심화되면서 은행권 문턱을 넘지못하게 된 지역 중소기업들의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커지고 있어 지역 산업계의 신용위험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울산지역 은행 기업대출 변화 분석' 자료를 보면 기업대출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증가했다. 그러나 2015년에서 2017년까지의 평균 증가율(4.0%)이 2011년에서 2014년(9.5%)에 비해 5.5%p 하락했다. 이는 1.8%p 하락한 전국보다 큰 낙폭이다.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2013년 11조 9,000억 원(전년대비 ↑9.3%), 2014년 13조원(↑9.0%), 2015년 13조 8,000억 원(↑6.1%), 2016년 14조원(1.6%), 2017년 14조 6,000억 원(↑4.3%)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올해도 벌써 14조 8,000억 원(↑2.8%)까지 증가세가 내려갔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경우 2015∼2017년 평균 증가율이 -0.5%를 기록해 2011∼2014년 8.9%에 비해 9.4%p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대출의 경우 2016년 이후 구조조정 관련 재무건전성 제고로 차입 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됐다. 중소기업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증가폭은 둔화됐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주력산업 업황 부진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할 때 기업은 재무건전성 제고, 투자 규모 축소 및 구조조정 등에 나서면서 대출 수요를 줄이고, 은행도 대출 공급을 축소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은행 대출이 비은행금융기관으로 전환되면서 은행 기업대출 증가세 둔화가 어느 정도 상쇄됐다는 관측이다. 

실제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은 2015년 중반 들어 급격히 확대된 후 높은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  비은행권 기업대출잔액은 2013년 1조 1,000억 원(전년대비 보합), 2014년 1조 3,000억 원(↑15.7%), 2015년 1조 5,000억 원(↑16.8%), 2016년 2조원(↑37.3%), 2017년 2조 7,000억 원(↑31.3%) 등으로 증가세가 거세졌다. 올해도 이미 2조 8,000억 원(↑23.2%)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비은행권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이후 경기악화로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은행 대출 태도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비은행권 대출잔액은 지난 2014년 1조 2,000억 원(↑11.9%), 2015년 1조 3,000억 원(↑10.8%)를 기록한 이후 2016년 2조 5,000억 원으로 증가세가 44.2%까지 치솟은 이후 2017년 2조 7,000억 원(↑35.7%), 2018년(↑26.4%) 등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조 3,000억 원(↑7.9%), 11조 1,000억 원(↑8.0%), 11조 7,000억 원(↑4.7%), 12조 2,000억 원(↑4.7%), 12조 3,000억 원(↑3.3%) 순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 밖에 전체 은행 대출 중 기업대출 비중도 축소되고 있다. 기업대출 비중은 2011년 61.6%에서 2017년 54.5%로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비중은 2011년 36.6%에서 2017년 44.0%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력산업인 제조업 업황이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은행 기업대출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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