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가 '북방경제협력특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해 대북 협력 정책에서 중심 기지 역할을 자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북방교역 문제에 있어서 선점효과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 점에서 위원회 구성은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 자료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정부가 대통령 직속으로 신북방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본격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울산시가 북방경제협력사업 중심기지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울산시는 우선 북방경제협력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방안과 기능 및 역할, 북방경제협력 업무 전담조직 설치 운영방안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 앞으로 조례제정 및 위원회 구성을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울산시 차원의 북방경제협력 사업은 울산을 중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LNG 벙커링 인프라 조성 △북극 자원 및 화물운송을 위한 항만 인프라 구축과 북극항로 활성화 △울산 '북방경제교류협력 특별위원회' 구성·운영 △북방경제교류협력 전담조직 신설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도시와 상호 협력방안 추진 △북한과 교류 추진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조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LNG 벙커링 인프라 조성의 경우 오는 10월 해수부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방안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시는 같은 달 LNG벙커링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까지 울산항 최적입지 1곳을 선정해 해수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0년 6월 4차 항만기본계획에 LNG 벙커링 입지 반영도 추진할 예정이다. 북극 자원 및 화물운송을 위한 항만 인프라 구축과 북극항로 활성화의 경우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울산항 북극해 항로 거점항만' 반영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시는 전문가 세미나 및 북방물류산업 지원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울산항 포트세일 및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무엇보다 북방물류 수송 전용부두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도시와 상호 협력방안 추진은 풍부한 자원 에너지 보유 및 극동 항만 등 유라시아 물류 루트의 중심지인 러시아 극동지역 9개주(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아무르주 등)와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시는 올 하반기 교류대상지역을 검토해 선정하고, 교류 의향을 타진할 예정이다. 특히 극동 주요항만이 소재한 연해주를 비롯해 하바롭스크주, 사할린주, 아무르주 등을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이 북방교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최근에는 무엇보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의 다양한 교류협력이 가시화 되면서부터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이 철도와 해양부문의 기회다. 이미 부산의 경우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하는 일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나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사안이 그냥 말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가시화 할 문제라는데 있다.

철도의 연결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원도의 경우는 남북교류사업 재개 시 가장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동해선의 연장선인 강릉∼고성 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 등 남북 강원도 간 철도 연결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동해북부선은 통일·북방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종단연결교통망이자 미래 유라시아대륙과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부산에서 북한∼러시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대륙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2016년 확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돼 있다. 총사업비는 2조3,490억원으로 시속 250㎞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 철도 노선이 한반도철도(TKR)∼시베리아철도 연계의 최적 노선인 데다 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데 있다. 만약 이 노선이 정말 실현된다면 해상운송보다 수송시간을 23일 단축,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동해북부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경제지도 구상의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울산은 이미 동해안 시대를 대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해왔다. 이미 울산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제 권역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동해안 시대를 넘어 울산이 북방으로 향하는 경제 거점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북방으로 향하는 철도의 연결은 동해안연구개발특구 지정과 관광진흥 등을 기반으로 시베리아·북극해까지 경제권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울산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북방 경제의 호재는 얼마든지 더 확장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제대로 된 준비를 통해 북방교역의 중심지역으로 그 위치를 점할 수 잇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