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류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울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서 조국의 대학교수가 된 천지아리(陳佳莉·32) 씨.
한류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울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서 조국의 대학교수가 된 천지아리(陳佳莉·32) 씨.

지난 17일 울산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졸업생을 대표해 답사한 중국 유학생 천지아리(32) 씨. 그는 한류로 한국어에 눈 뜨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에의 꿈을 조국의 대학교수가 되어 이룬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 고3 시절 드라마 보며 한국어 공부 결심
천 씨는 지난 2009년 울산대 일반대학원 한국어학과에 입학해 9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고서 중국 산둥성 루동대학 전임교수로 임용돼 오는 27일부터 조국의 대학 강단에 서게 된다.

천 씨가 한국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3 때인 2003년. MBC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을 시청하면서 장동건, 채림 등 배우들의 한국어 발음이 매우 아름답게 느꼈던 것. 천 씨는 한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어 학과가 개설된 산둥성까지 자신의 집인 중국 푸젠성 장저우에서는 비행기로 3시간 떨어진 거리였지만, 산둥성 제남대학 한국어학과에 입학했다. 

# 비행기 3시간 거리 대학 다닌후 울산 유학
제남대학에서 울산대 출신 한국어강사를 만난 것이 한국 유학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천 씨는 박사과정 동안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급 논문 4편을 발표했고, 울산대 교수와 함께 '중국인을 위한 키워드로 보는 한국문화 16강'(2015, 역락)도 출판했다. 이 같은 실력으로 천 씨는 울산대에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문법 강좌를 맡기도 했다.

17일 울산대학교 해송홀에서 열린 제45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오연천 총장이 졸업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17일 울산대학교 해송홀에서 열린 제45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오연천 총장이 졸업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 9년만에 박사…中 대학 전임교수 임용
천 씨는 중국과 한국이 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어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에 중국에 돌아가서 제가 갖고 있는 언어학 지식을 최대한 한국어 교육에 활용해 중국인이 쉽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할 각오입니다"

천 씨는 무남독녀. 졸업식에는 아버지(65) 어머니(58)가 직접 참석해 외딸의 졸업을 축하했다. 

울산대학교는 이날 해송홀에서 졸업생과 가족·친지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5회 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7개 학기 만에 학위를 받는 조기졸업자 7명 등 517명이 학사 학위를, 271명이 석사, 44명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졸업생은 학사 25명, 석사 12명, 박사 17명 등 모두 54명이었다.  김미영기자 myidaho@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