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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에 둘러싸인 열악한 교육 여건과 통학 불편으로 기피 1호 학교로 꼽히는 세인고(옛 홍명고)가 이번 주 중 울산시교육청에 북구 송정지구로의 이전을 신청한다. 앞서 학교 이전을 신청한 울산고와 동일 학교 부지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사학재단이 운영하는 두 학교는 기존 위치에서의 학군 수요감소와 열악한 교육환경 타개 차원에서 학령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송정도시개발지구로의 이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교육청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세인고 학교법인 울산학원에 따르면 울산학원 이사회(이사장 류명수)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갖고, 북구 송정지구로의 학교 이전 신청을 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울산학원은 이번 주 내 시교육청에 위치변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인고가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데는, 학교 부지를 포함한 일원 50만㎡에 용암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산단 개발을 위해서는 세인고 이전이 필수적인 조건이다. 용암산단 조성을 위한 사업계획서는 오는 22일께 울산시에 제출된다. 

세인고 측은 용암산단 사업계획서 승인 신청이 접수되면 이를 첨부해서 시교육청에 학교 이전의 불가피성을 담은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류명수 이사장은 "울주군 청량읍에 소재한 학교 주변에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 신일반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어 교통이 불편한데다 소음과 분진 피해로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마침 용암산업단지 조성이 착수되면서 학교 부지가 강제수용될 상황이라 10년 넘게 해결되지 못한 학교 이전이 가시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이전을 전제로 노후된 세인고 시설에 대한 지원을 미루고 있는 시교육청이, 학교 이전 신청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적 협의 및 실질적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중구 울산고의 학교법인 창강학원(이사장 김종일)도 송정지구로의 학교 이전을 위해 6월 초 시교육청에 위치변경 승인을 신청한 상황. 두 학교 모두 현 위치에서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 및 통학여건 확보를 위해서 학교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사립고가 도시개발사업으로 북구 송정지구로의 이전을 놓고 경쟁 양상인 셈이다.
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로 울산시학생수용계획상 공립고 신설은 어렵고 대신 기존 사립고를 이전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세인고의 이전에 대해서는 "학교 위치 이전 관련 행정적 절차를 신청하면,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학교'를 교육비전으로 내건 노옥희 교육감 체제에서 울산 교육계의 해묵은 과제인 세인고 이전과 울산고의 기습적인 학교 이전 요청에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한편, 북구 송정택지개발사업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행으로 북구 화봉동과 송정동 일원에 총면적 144만㎡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단독주택 820가구와 공동주택 7,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시교육청은 제2송정유치원과 제2송정초, 송정중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용지는 확보돼 있으나 울산 전체 인구감소로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울산시 학생수용계획상 공립고교 신설이 불가한 상태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 신설 허가를 까다롭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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