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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최인호씨가 최근 출판한 '제4지대'로 지하 문화유적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고고학자와 같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여기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인류와 문명의 이전경로가 지상이 아닌, 지하에 온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실증하고 있다. 전쟁과 변란으로 소실되거나 훼손된 지상의 문화재로는 인류뮨명의 완전한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지하문화유적에 대한 연구 필요성은 갈수록 점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10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신라 천년 왕성 경주 월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가 마침내 막을 올렸다. 결국 아직도 찾아내지 못한 연결고리에 대한 목마름이 이를 결행하게 했다. 나아가 1973-75년 천마총, 황남대총 발굴에 버금가는 신라시대 적석목곽분 발굴로 기록될 수도 있는 경주 쪽샘지구 발굴도 들어간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07년도 문화재청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주를 필두로 부여, 공주, 익산의 고도지역 역사문화환경 보존을 위해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 선도사업으로 월정교를 복원하고 쪽샘지구를 정비함과 아울러 월성 내부 발굴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에 의하면 월성은 신라 파사왕 22년(서기 101년)에 왕성으로 축조된 뒤 935년 신라 멸망에 이르기까지 줄곧 신라 왕성이었다고 하는 곳이다. 이 일대의 조사는 70년대 이후 성벽 바깥쪽 이른바 해자(垓子)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만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을 뿐, 본격적인 내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월성 내부에 대통령 전용 별장 신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라고적조사단에게 발굴조사를 명한 적이 있으나 지표면 30㎝를 채 파지 않았음에도 각종 유물이 잔뜩 쏟아져 발굴조사를 중단한 적이 있을 뿐이다.
 문화재청은 경주 대릉원 인접지역인 쪽샘지구의 토지매입이 완료됨에 따라 이 일대 또한 유적정비차원에서 대대적인 발굴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쪽샘지구에는 봉분이 뚜렷한 고분은 1기 정도에 지나지 않으나, 지하에는 무수한 신라시대 적석목곽분이 밀집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성과 쪽샘지구 발굴조사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전담한다. 지상 1~2층의 건축물을 지을 당시에만 해도 유물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쪽샘 마을이었다. 그런데 지하 10미터 이상 파내려갔을 때 과연 어떤 유구와 유물이 쏟아져 나올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지하의 보물찾기가 모쪼록 인류발달사 전반을 조명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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