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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고구마는 구워먹고
밤고구마는 삶아먹고
물고구마는 빼때기 해 먹고
고고 go
고구마 먹으러
자주 찾는 시골 할머니 집

감칠맛 나는 여름 동시입니다. 이렇게 더운 여름, 시원한 나무 그늘아래서 먹는 고구마 맛은 더위를 말끔히 씻어내겠지요.
'야채 특공대'는 '과일 특공대' 다음으로 우리에게 좋은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햄버거나 피자에 맛들인 아이들이 동시를 통해 채소와 만나고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들지요.
이 동시집에 나오는 많은 야채들이 자신을 뽐내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졸라요.
가지 몽둥이, 가을 오 총사, 마늘 형제, 인기 많은 파 등 우리 집 냉장고에서 무심코 숨어있던 야채들을 밖으로 들고 나와 생명을 불어 넣었지요.
맛이 없다고 얼굴을 찡그리면 야채들이 슬퍼할 지도 몰라요. 우리가 먹고 있는 야채들은 꼭 필요해서 태어난 친구들이거든요.
이 책에는 맛있는 야채를 요리하는 법도 들어있어요. 감자전 만들기 같은 거지요.
엄마랑 함께 같이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이 감자 껍질을 깎고, 넉넉히 기름을 두른 팬에 굽기도 하면서 엄마랑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거예요.
엄마들은 야채들에 대해서 잘 알아서 들을 이야기가 무궁무진 하거든요.
양파는 매운맛이 나서 눈물을 쏙 뺄지도 몰라요. 고추도 매워서 톡 쏘지요. 알고 보니 야채 친구들도 무기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네요.
냉장고 속에서 야채들을 꺼내어 가진 무기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이는 오돌토돌 가시를, 죽순은 뽀족뾰족 머리를, 색으로 유혹하는 친구들도 있네요. 노랑, 빨강, 주황, 초록, 전등을 곱게 켠 것 같은 파프리카랑. 주황색 옷을 곱게 차려입은 당근이랑. 노랑이 옥수수가 있어요. 야채들을 꼼꼼히 살펴보니 재미있는 것들 투성이랍니다.

옥수수
할머니가 보내 준
옥수수가 상자 가득
솔솔 고소한 냄새 따라가니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젓가락 한 짝에 끼운 옥수수
한 입 앙 베어 무니
탱글탱글 옥수수 알이
입안에 가득
행복이 마음 가득

아동문학가 최미정
아동문학가 최미정

할머니가 보내주신 옥수수는 아주 많이 달 것 같아요. 옥수수에 할머니의 고운 마음이 담겨 있을 테니까요. 먹을 때는 나누어 먹고, 또 보내준 이의 고운 마음도 떠 올리면 더 맛있는 옥수수를 먹을 수 있을 테지요.
'야채 특공대' 동시집에는 야채들이 살고, 그 속에 마음들이 살아요. 서로를 아껴주는 고운 마음들이지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양 볼을 타고 흐르는 요즘 같이 더운 날, '야채 특공대' 를 읽으며 시원한 여름을 보내면 좋겠어요.  아동문학가 최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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