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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서 수중 자원의 황폐화가 가속화 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공단지역에 둘러싸인 연안의 특수성 때문에 그 심각성은 더하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과 연안 어장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해중림(바다숲) 조성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시의 해중림 조성 사업은 마을 어장 등 어업 기반이 마련된 지역에 수산동·식물의 먹이 생물을 공급하고, 서식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추진하는 국가 바다숲 사업은 광범위한 연안 해역을 중심으로 생태계 복원과 수산자원 서식처를 회복하는 사업이다. 울산시는 해중림 조성 사업비 5억8,700만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국가 바다숲 사업비 1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울산시는 북구 화암 해역에 5㏊의 해중림을 신규 조성한다. 기존 해중림 조성지에 대한 유지·관리와 효과 조사 사업도 벌인다. 이와함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울주군 서생면 평동 해역에 160㏊의 해중림을 조성한다. 해중림 조성을 통해 수산동식물의 서식 환경이 개선되고 연안 어장 생태계가 복원되면 어업인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2019년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사업 대상에 온산항이 우선순위 1위로 선정됐다. 그 만큼 연안 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온산항은 해양수산부가 1982년 지정한 특별관리해역이다. 해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반 폐쇄성 해역이다. 이때문에 오랫동안 육상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바다에 쌓여 정화·복원이 시급하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그동안 해수부에 온산항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을 꾸준히 건의했고, 올해 3월 전국 후보지 5개 항(온산항, 구룡포항, 마산항, 목포항, 삼척항)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 사업을 위한 실시설계 예산 12억원을 투입하는 등 앞으로 5년 동안 국비 299억원을 들여 온산항 해양오염퇴적물 16만5,830㎥를 준설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해양오염퇴적물을 제거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해양환경을 개선해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청정해역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앞서 2014년 방어진항에 이어 2015년부터 내년까지 장생포항에서도 해양오염퇴적물 정화·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연안의 해양오염은 상황이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울산 앞바다에서 해상사고 인한 오염물질 유출 피해가 17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부산(25건)과 여수(18건)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많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해역에서 발생한 해양오염 사고는 모두 14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같지만 오염물질 유출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기름 등 오염물질 유출량은 90.5㎘로 지난해 상반기 71.7㎘보다 26% 증가했다. 원인별로는 유류이송 작업 중 유출 등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51건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오염사고로 인해 해양에 대한 투자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울산시가 지역 바다의 백화현상을 막기 위해 바다숲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백화현상 확산속도는 갈수록 심각하다. 백화현상은 암벽에 붙어있던 산호초류의 생물이 죽으면서 남긴 잔해로 다른 해초류가 자라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다. 울산시는 백화현상 방지를 위해 주전앞바다 등지에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한곳을 정해 암반에 해조류를 옮겨 심는 바다 숲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동해지역 백화현상의 확산속도가 날이 갈수록 가속화 되고 있어 사업을 통한 백화현상 방지는 제자리걸음이다. 울산시에서 9년 간 46억4,600만원을 들여 9개소의 암반 지역에 바다숲을 조성했음에도 그 확산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형 선박들로 인한 울산 앞바다 오염은 근절되지 않는 적폐다. 대형선박이 해양오염 물질을 무단으로 버리고 있는 것은 오래된 일이다. '최근 5년간 오염물질 무단방출 선박 적발 현황'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에 해양오염물질을 무단 방출하다가 적발된 선박은 모두 11척에 달했다. 무단 방출로 적발된 오염물질 종류로는 유해액체물질 7건, 선저폐수 3건, 녹물 1건 등이다. 가장 많이 적발된 유해액체물질 무단 방출의 경우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해 톨루엔, 파라 자일렌 등 유해화학물질 등이 무단으로 버려졌다.

울산 연안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도 문제다. 산업화 시절 태화강 등에서 흘러든 오염된 퇴적물이 방치돼 있고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에서 배출하는 수많은 폐기물이 방치되어 있다. 일부 악덕 업주들은 여전히 몰래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하수관거 정비,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 우수저류조 신설·개선 등은 필수지만 후발주자가 된 울산은 이제 시작단계다. 중금속은 시간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는다. 생태환경도시를 외치는 울산이 바다오염을 방치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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