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관보다 어떤 가치 담고 운영되는냐가 관건"
"화려한 외관보다 어떤 가치 담고 운영되는냐가 관건"
  • 김주영
  • 승인 2018.09.05 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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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설계 안용대 건축가
울산시립미술관 설계 안용대 건축가
울산시립미술관 설계 안용대 건축가

"그동안 진행됐으니 어쩔 수 없이 설계안을 인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설계안은 참 좋은 안입니다. 화려한 외관이 세계적 미술관을 의미하는 건 아니죠. 어떤 가치를 담느냐, 어떻게 운영되느냐 그게 관건이죠"
지난 29일 울산시립미술관 설계작 당선자인 안용대 가가건축사무소 대표를 만났다.

문턱 높은 미술관 시민 공간으로
좋은 기획 꾸준히 개발 노력 필수
외관이 평범하다는 지적 많지만
건축물이 가진 가치가 더 중요해

# 공론화 과정 아쉬운 점도
공론화 시민토론회 참석차 울산을 찾은 그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계안에 대해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앞서 지난 전문가회의에서 일부 민선 7기 인수위(시민소통위)위원이 설계안을 임의로 수정해 비판하는 등 감내하기 어려운 일들을 겪었기 때문이다.


안 건축가는 "미술관 부지 입구 가로길이가 45m, 총길이는 159m에 불과하다. 문화재 경관 때문에 2층 이상 높일 수도 없다"며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예산이 1조5,000억 들어간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과 비교하는 건 주어진 여건을 간과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가 꼽는 이번 설계작의 가장 큰 장점은 문턱 높은 미술관을 시민들이 만만하게 찾을 공간으로 풀어냈단 점이다. 그는 "공론화 작업을 요구한 시민단체나 저나 지향하는 가치는 같다. 미술관이 시민 모두의 공간이란 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론화가 운영방안 등 생산적인 방향보단 과거 잘못을 묻는 식으로 어설프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안 건축가는 "미술관 성공여부는 좋은 기획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런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년째 미술작품을 수집해온 컬렉터이기도 하다. 안 건축가는 "제 소장품으로만 등록미술관 하나는 열 수 있을 정도다. 1991년 승효상 건축가의 이로재에서 일할 당시 월급 50만 원으로 그림 1점을 산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건축주에게 선물로 그림을 1점씩 사주며 수집도 했다. 미술품구매는 작가를 후원하는 일이자 미술문화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미술은 건축을 하는 그에게 영감을 주는 대상이다. 울산시립미술관 설계가 더 의미있는 이유다.

# "미술관 설계대로 구현되길 바라"
"공공미술관 설계는 모든 건축가에게 영광스런 일이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제겐 더 그렇다. 일년 반을 매달렸는데 어쩔 수 없이 제 설계작을 인정하자는 식의 태도는 참기 어렵다. 각종 심사도 적법하게 통과했는데 그런 작업들은 무시하자는 것 아닌가"


실제 이번 설계공모에는 승효상 건축가 등 국내 우수 건축가들이 많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인수위원은 외관이 너무 단순하다고 지적했지만, 오히려 너무 임팩트 있을까봐 걱정이다.
"요즘엔 조형적으로 평범하더라도 건축물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21세기 가나자와미술관이나 미국 킴벨미술관, 안도 타다오의 지중미술관이 대표적이다"


그가 기본, 실시설계를 맡은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도 마찬가지다. 콘셉트설계는 이 작가가 직접한 이 건축물은 좁은 부지를 효율적으로 풀어낸 동선과 전등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챙긴 이 작가의 장인정신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올 초 귀국한 이우환 선생님은 제 울산시립미술관 당선소식을 듣고 단번에 설계작을 보여달라고 하셨다. 조언도 주시고 설계작이 좋다는 말씀도 하셨다"
끝으로 바라는 것은 시립미술관이 설계대로 구현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감리과정에 설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기본법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지켜지지 않아 의도치 않은 결과물이 나올 때가 많다. 건축가 의도를 믿고 구현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 좋은 건축주, 나아가 좋은 도시의 자세일 것이다"


안용대 건축가는 부산대 건축공학과, 동대학교 도시공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건축학부 겸임교수로 있다. 공간건축, 이로재 건축에서 실무경력을 쌓았으며 부산다운 건축가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울산에선 남구 CK치과, 중구 맘스여성병원, 현재 신축중인 중앙병원 본관을 설계했다. 대표작으로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요산문학관, 부산대 제2예술관, 디오센텀사옥 등이 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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