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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분주하게 오가는 출근길 차량 행렬 사이로 진홍색의 대형버스 한 대가 보인다. 버스는 울산대공원 동문 버스정류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 앞에 멈춰 섰다. 버스 앞유리 창에는 '신일반산업단지 통근버스' 라는 표지가 붙어 있고, 버스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어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만원이다.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자 버스는 서서히 속도를 높혀 출발해 갔다. 매일 아침 울산대공원 동문 버스정류소 근처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필자는 오늘 지난해부터 울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신일반산업단지 통근버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울산시는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와 청량면 용암리 일원에 조성된 신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105개 기업체 종사자들의 출퇴근 교통편의를 위해 올해로 2년째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통근버스는 3개 노선에 3대의 중·대형버스가 출퇴근 시간에 노선별로 각각 1회씩 운영 중이며, 올해 7월말 기준 이용자 수는 월 2,750여 명으로 지난해 6월 운영 초기에 월 1,120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에서 전국적으로 공모한 '산업단지 통근버스 임차 지원사업'에 울산시가 응모해 부족한 대중교통 여건과 입주기업체의 고용 애로사항 등을 충분히 설명했고, 그 해 5월부터 통근버스 운영이 본격화 됐다. 이 사업은 대중교통이 부족해 출퇴근이 어려운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의 고용 확대를 위해 지방정부가 산업단지 공용의 통근버스를 임차 운영할 경우 그에 소요되는 사업비 일부를 국가가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신일반산업단지를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205번과 504번, 그리고 527번이다. 이들 버스의 출근시간대(오전 6시~8시) 배차간격은 205번과 527번의 경우 21분, 504번은 43분으로 운행횟수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 이렇다보니 시내버스를 이용해 신일반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매우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에서 '마이비 교통카드' 사용내역 빅데이터를 활용해 퇴근시간대(오후 5시~7시)에 처용삼거리 버스정류소에서 교통카드 사용자 수를 분석했더니 하루 평균 16명에 불과했다. 현재 신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105개 기업체 대부분이 비교적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이 많아서 자사의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회사가 4개사 뿐이고, 신일반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종사자가 모두 3,000여 명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즘같이 휘발유 가격이 1,600원을 훌쩍 넘어선 고유가시대에 말이다. 그 여파로 출퇴근시간에 공업탑로터리에서 신일반산업단지 방면으로 이어지는 두왕로 구간이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 된 지도 이미 오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신일반산업단지 기업체 공용의 통근버스 만큼 유용한 것이 또 있을까?
요즘처럼 지역경제가 침체돼 회사 경영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체 입장에서는 비용부담 없이 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회사 전용의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것과 같다. 통근버스가 시내 곳곳의 주요 간선도로를 지나면서 자사의 직원들을 회사까지 태워다 주기 때문이다. 또한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것은 회사의 큰 메리트(Merit)다. 그 만큼 근무환경이 좋아지는 결과로 이어져 우수한 인재 채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체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출퇴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절약된다. 자가용 운전자라면 기름 값을 아낄 수 있고, 시내버스 이용자일 경우에도 시간과 교통비 절약은 물론 좌석의 편안함까지 누릴 수 있다. 더구나 출퇴근 시간대에 주요 간선도로의 심각한 교통체증 완화와 신일반산업단지의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를 가져왔을 지도 모를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동차 1대를 줄이면 이산화탄소 3.32톤을 줄일 수 있고 이것은 나무 65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 않든가!
이만하면 울산시가 운영하고 있는 신일반산업단지 통근버스는 일석사조(一石四鳥)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울산시 이름표를 단 신일반산업단지 통근버스는 힘차게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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