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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산악영화제 일정과 내용이 공개됐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울주산악영화제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인 관심이 뜨겁다. 국내에서 유일한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벌써 3회째를 맞았다. 이제부터 대중성을 확대하고 차별화에 승부를 거는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영화제집행위 측은 대중성 확대를 위해 가족 관객에게 다가가는 '움프(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영어 약어인 UMFF·Ulju Mountain Film Festival) 라이프 프로그램'으로 움프 투게더와 움프 클래식을 신설했다. 움프 투게더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따뜻한 가족영화 등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움프 클래식은 고전 산악영화를 선보이는 행사다.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두 번째 특징으로 꼽았다.

집행위 측은 상영 영화와 프로그램을 질적·양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인 넷팩(The Network for the Promotion of Asian Cinema, NETPAC)에 가입한 뒤 아시아 최고 영화 작품에 수여하는 '넷팩상'을 신설했다. 울주산악영화제는 지역과 산악영화 인프라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문화가 있는 날'에 움프 극장을 상설 개장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수상작을 영화제 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일반인에게 산악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영화제 측이 단편영화 교육·제작을 지원하는 '울주 멘터리'나 일반인 대상 영화 콘텐츠 공모전인 '울주 플랫폼'에서 지역 영화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다양한 업무협약을 통해 산악문화 사업을 강화한 것도 올해 영화제의 새로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영화제 측은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 열리는 '제3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지난해보다 풍성해진 상영작과 부대행사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사)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배창호 집행위원장, 최선희, 이정진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과 올해 달라진 점 등을 소개했다.

영화제는 '새로운 도전-New Journey'를 슬로건으로 41개국 139편(장편 49·단편 90편)을 상영한다. 부분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상영관은 알프스시네마, 신불산시네마, 가지산시네마, 히말라야-네팔관, 우리들의 영화관에 마련한다. 특히 올해는 프로그램 특징 및 공간 구성에 차별화를 뒀다. 상영작은 지난해보다 40여 편 늘어났고, 국제경쟁 출품작 수도 130여 편 확대됐다.
이날 베일을 벗은 개막작은 미국 영화 '던월'(The Dawn Wall·감독 조시 로웰, 피터모티머). '던월'은 세계적인 암벽등반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요세미티 계곡의 엘케피탄, 그 중에서도 900m가 넘는 직벽 던월에 매진한 토미 칼드웰과 케빈 조거슨의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밖에도 '새로운 도전'이라는 영화제의 가치를 반영한 공연, 전시, 체험 등 각종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또한 '2018 울주세계산악문화상'에 선정된 '크리스 보닝턴 경'이 행사장을 방문해 영화제를 빛낼 예정이다.

배창호 집행위원장은 "산악 영화는 재미없다는 인식이 많지만 이 영화들은 자극적이고 현란한 영화들과 차별화된 무공해 영화다"며 "등산인구는 천만 가까이 되지만 아직까지 산악문화를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다. 이번 영화제가 산악 문화를 확산시키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산악영화제의 특징은 무엇보다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는 점이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가족 드라마, 환경 다큐멘터리, 유쾌한 산악영화를 움프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구성해 놓았다. 대중적인 작품을 확대하고 함께 보고 듣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문제는 시민들의 관심이다. 지리적인 특징과 장소성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주말을 맞아 초가을의 정취와 영화제 체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행사가 산악영화제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울산의 경우 산악영화제는 영화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공업도시 일변도로 알려진 울산을 문화관광도시로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화제가 열리는 영남알프스를 국립공원으로 만드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은 시민들의 관심이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울산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울산시민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 번째 울주 산악영화제는 울산시민이 범시민적인 문화행사를 만들어가는 관심과 사랑의 영화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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