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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도 울산문화아카데미 이사장·향토사학자
이상도 울산문화아카데미 이사장·향토사학자

지역적 자존심위해 명칭 변경
가지산군국립공원 등이 적절
문화유산 많아 교육적 가치 커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라 후손들의 것, 그들에게 상처를 돌려줄 것인가 아름다운 것을 물려줄 것인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울산지역에서 향토사학자로 활동하며 1977년부터 등산 활동과 더불어 자연보존협회, 울산산악연맹 학술이사 등을 역임한 이상도 씨의 말이다.
그는 가지산우회 회장을 맡으며 가지산과 관련된 산악일지를 200여회나 쓸 정도로 영남알프스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산악인이다.

이 씨는 "전체 면적이 무등산국립공원이나 북한산국립공원의 3배가 훨씬 넘고, 자연풍광 또한 어디에 견주어도 나무랄 데 없는 영남알프스는 국립공원화 하기에 충분히 매력을 갖춘 곳"이라며 "문화재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가지산 일대에 천연기념물 제462호인 가지산 철쭉나무 군락지와 432종류의 식물, 10종의 포유류, 57종의 조류, 137종의 곤충류 등이 분포하고 있어 생태계의 유지조건은 충족되고도 남는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수달, 원앙, 붉은배새매 등의 서식은 가점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앞서 영남알프스라는 명칭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영남알프스'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마냥 유쾌한 이름은 아니다. 1980년대 해외 등정 붐이 일면서 일본에서 쓰이던 '오코다카(약간 높다)'라는 말과 '북알프스' 등에서 이름이 차용이 돼 일부 산악인들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던 말이 정착된 것"이라며 "가장 높은 가지산이 중심이라면 '가지산군국립공원'이라고 하던지, 아니면 다른 이름을 넣어 지역적 자존심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립공원 지정을 위해 인문학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시에도 그 곳에 녹아있는 예술성들을 강조했다. 영남알프스 산자락에는 보물인 석남사 승탑을 비롯해 많은 유물과 유적이 있고, 임진왜란의 상흔, 천주교 공소를 비롯한 종교의 성지가 무수해 교육적 가치가 상당하다"며 "무형문화유산 또한 중요한데, 깊은 산세로 외부와 단절된 생활에서 독창적인 기층민속을 간직한 소호리, 길천 농악으로 일컬어지는 상북의 풍물가락과 풍부한 전설은 국립공원이 갖춰야 할 요소를 아울러 충족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울산은 아직 산업도시라는 회색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볼 수 없다. 2000년대 들어 태화강과 여러 공원을 중심으로 녹색의 물감을 칠하고 있지만, 바다는 해안선을 잃었고, 백사장과 몽돌 밭도 잘못된 방파제 설계로 원형을 잃었다. 이에 산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오히려 상처만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안 가운데 하나가 '국립공원' 지정이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중심을 잡고 지방의 가려운 부위를 긁어주면서 진정성 있게 관리해 나갈 때 고품질의 자연환경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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