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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처음 1만명선 아래로 주저앉은 울산의 연간 출생아수가 올해는 9,000명대 수준도 지키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역 출산율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다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는 '울산 엑소더스'까지 갈수록 거세지는 등 각종 인구관련 지표가 모조리 악화되고 있다. 울산이 결국 인구절벽을 코앞에 두게 된 만큼, 인구감소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데 정책적 초점을 두고 밑그림을 다시 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구 증감의 1차적 지표가 되는 연간 출산율은 올 들어 낙폭을 키우며 브레이크 없는 하락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공개한 '인구동향'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울산의 출생아수는 4,300명으로 4,900명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명(12.2%)이나 급감했다. 이 같은 울산의 상반기 출생아수 감소폭은 서울(-12.5%), 대전(-12.3%)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대로 갈 경우 올해 말에는 연간 출산율이 9,000명에도 미치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지난해 사상 처음 1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을 겪은 울산의 연간출산율은 또 다시 최저점을 경신할 기세다.

지난해 울산의 출생아 수는 9,400명으로 전년(1만900명)보다 1,500명(13.8%)이나 격감했다. 울산의 출생아수 감소폭은 전국 평균(-11.9%)을 한참 웃돌았고, 16개 시도 중에서도 가장 많이 감소하는 추세다. 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인 '합계출산율'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울산의 합계출산율은 올들어 1분기 1.24명에서 2분기 1.14명으로 0.10명이 줄었다. 지난해 1분기 1.40명, 2분기 1.24명, 3분기 1.28명, 4분기 1.16명을 기록한 뒤 지속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보다 낮아지면 여성 1명이 평균적으로 평생 1명 미만의 출생아를 낳는 상태라는 의미다. 때문에 기존 인구 규모를 계속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0명 이상은 돼야 한다. 이대로라면 울산의 인구는 '반토막'을 우려해야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을 빠져나가는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울산의 순유출 지난달 인구 이동률은 -1.0%로 전국에서 서울(-1.1%) 다음으로 높았다. 울산으로 전입한 인구는 1만120명에 불과했지만 전출인구는 1만1,135명에 이르면서 1,015명의 순유출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2분기(4~6월)동안 울산에서는 무려 3,366명이 빠져나가 -1.2%의 순이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2016년 6월만 해도 500명에 그쳤던 순유출 인구는 경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같은 해 12월 1,000대까지 늘어났다. 또 조선업 불황이 급격이 깊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2월 들어 2,000명까지 급증하며 정점을 찍은 후에도 인구 유출은 지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도 줄고 있다. 올 상반기 혼인건수는 3,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건(11.8%)이 줄었다. 혼인건수 감소율은 전국 평균인 4.2%의 3배에 육박하며 전국에서 세종(-11.8%)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혼 건수는 늘었다. 같은 기간 울산지역의 이혼 건수는 1,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건(8.3%)이 늘어났다. 울산의 연간 이혼건수는 지난 2016년 1,000건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이혼건수는 2,000건이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사망률이 늘면서 지역 인구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올 상반기 울산의 사망자는 2,8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명(16.7%)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합세를 보였던 사망자 수는 고령화 단계의 최정점을 찍은 뒤 올 들어 급증세로 돌아섰다.

울산의 지난해 사망자수는 4,900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전에도 2012년 4,600명, 2013년 4,900명, 2014년 4,700명이었고 2015년 4,600명 등 보합세를 보여 왔다. 통계청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20대 후반 출산율이 30대 후반보다 4배 가까이 높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에는 20대 후반과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비슷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의 인구감소로 이 연령대의 출산율이 급감한 것이 전체적으로 출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은 조선업 등 주력산업 경기부진으로 저출산 직격탄을 맞고 있고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순유출도 대거 발생하고 있어 인구급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구를 잡고 돌아오는 도시로 만드는 실질적인 정책이다. 인구를 능리는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당장 시급한 사안이 무엇이며 시민들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의 인구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해선 안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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