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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울산시는 서울에서 울산국회의원협의회와 첫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송철호 시장의 민선 7기 시정 두 달만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특히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직후 개최된 것은 더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번 자리는 첫 간담회로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야간 감정 골이 얼마나 깊이 패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울산국회의원협의회 회장인 정갑윤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 자리가 왜 이제야 열리냐"며 간접적으로 송 시장의 무성의를 지적했다.

송 시장이 유감을 표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송 시장을 탓할 일만은 아니었다. 간담회가 늦어진 것은 울산시의 미숙한 대응도 있지만, 자유한국당 울산지역 국회의원의 비협조적 태도도 한 몫 했다. 울산시는 8월 초부터 수차례 한국당 국회의원들과 협의회 개최 시기를 조율해왔고, 한국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왔다. 결국 정갑윤 의원실이 지난 8월 20일께 간담회 일정을 합의하면서, 첫 간담회는 여러모로 우여곡절 속에 열리게 됐다.

문제는 간담회 내용이었다. 어렵사리 마련된 간담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화는 고사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냉랭했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강길부 의원을 유령 취급하다시피 했다. 강 의원 역시 한국당 의원들과 단 한 차례도 말을 섞지 않았다.

강 의원이 지난 5월 초 울주군수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울주당협위원장인 자신의 권한이 한국당 시당의 '패거리 정치'에 의해 묵살됐다며 한국당을 탈당하자, 한국당 시당은 시당대로 강 의원을 겨냥해 '사상 최고의 정치 철새'라고 공개 비판하며 영구제명과 항구적 복당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서로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신음하는 울산 경제 상황에서도 의원들은 개인적 감정으로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을 피한 꼴이 되고 말았다. 여야 모두 정당을 초월한 협치가 절실한 이 시점에 지역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의문이 가는 간담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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