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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은 17일 울산외국어고와 자립형 사립고인 현대청운고가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와는 달리 입시 교육기관으로 전락, 고교 서열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또 교육부의 고교체제 개편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 학교운영 성과 평가를 실시해 기준 미달 학교는 예외 없이 지정을 취소해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원칙론을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날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한 시의회 교육위원장인 천기옥 의원의 서면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 같은 입장과 기본 방침을 내놓았다.

시교육청이 전국적인 교육 현안인 동시에 지역 교육계의 첨예한 논란거리인 외고·자사고 폐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교육청은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천 의원의 질문에 대해 "과거 고교평준화 정책 보완을 위해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특정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고자 외고·자사고를 도입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설립 취지와는 다른 입시 위주의 교육기관으로 되어 갔다"며 "초·중학생 단계부터 과열경쟁을 야기해 사교육이 크게 증가하는 원인이 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작용을 지적했다.

교육청은 따라서 "최근 교육부의 고교체제 개편 정책 시행에 맞춰 외고·자사고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고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학교운영 성과(재지정) 평가를 실시해 기준에 미달하는 외고·자사고는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교육부와의 협조를 통해 학교별 설립·지정 목적과 성과 평가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 표준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시교육청은 학교별 운영성과 평가는 지정기간 만료 1년 전에 실시할 계획이다. 외고 지정기간이 2016년 3월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인 울산외국어고의 학교운영 성과 평가는 2020년 실시되고, 지난 2015년 3월 자사고로 지정된 현대청운고는 2020년 2월 28일 지정 만료 전인 2019년 평가가 이뤄진다.

시교육청은 외고·자사고의 문제점에 대해 "외고·자사고 지원 학생은 입시에서 탈락해도 일반고 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수 학생들의 외고·자사고 쏠림과 입학을 위한 사교육 의존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문제점으로 울산외고의 경우 "2017학년도 대입에서 어문계열 진학률이 38.8%에 그쳐 외고의 설립 목적인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 역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청운고에 대해서는 "설립 취지와 달리 우수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명문고로 인식되고 고교 서열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교육청은 이들 문제점의 개선책으로 "외고는 어문계열 교육과정과 연계된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과 진학지도를 통해 어문계열 진학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사고는 입시교육이 아닌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하고 개성있는 교육과정이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반고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교과중점학교 지정·운영를 비롯해 거점형 공동교육과정 운영 확대, 진로집중과정 및 소인수과정 운영 등 다양한 학습기회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학교 간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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