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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사진)이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동북아 에너지 협력 등 굵직한 성과를 가져왔다.

신북방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제4차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에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한 것인데,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와 MOU를 맺고 울산의 신성장 동력을 견인할 주요 사업을 제안했다.

송 시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은 지난 10일부터 4박 5일 동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가하고 블라디보스토크시와 MOU를 체결했다. 또 항만 인프라를 시찰하고 연해주 관계자와 경제산업분야를 협의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블라디보스토크시와 MOU는 굵직한 성과를 일궈낸 결과다. 원유 및 러시아 천연가스를 활용한 동북아 에너지 협력 관계를 설정하고, 조선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환동해 물류 활성화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및 확산에도 공동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울산과 러시아를 의미하는 'RU-SAN 마켓'의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극동지역 비축기지로 울산을 활용, 국제기준가격을 설정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울산은 현재 4,000만 배럴의 상업용 액체화물 저장과 LNG 비축시설을 갖춘 세계 4대 오일 허브를 조성 중이다. 세계 최고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로 지역 내 에너지 안정 수급과 물류 활성화를 기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환동해 물류 활성화 협약도 물류비용 절감 등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신국제물류 루트로 부상하고 있는 북극항로가 개척된다면 환동해권역 항만도시 간 물류 활성화 및 경제 협력 가속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울산은 쇄빙선·LNG선 건조 능력을 갖춘 조선해양산업과 복합화물처리 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조선을 운항한 경험이 3차례 있다.

송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도 두 도시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 울산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관련 실증사업이 성공한다면 그 노하우를 블라디보스토크 등 인근 도시로 확산에 필요한 협력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침체되고 있는 울산 조선업 부양을 위한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러시아와는 발주·수주 위주의 조선 협력이었지만 앞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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