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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조류생태 박사
김성수 조류생태 박사

1966년, 아버지로부터 양산학춤과 사찰학춤을 배웠다. 

1991년, 오랜 친구가 언제부터 학춤을 추었느냐고 묻기에 무심코 증조할아버지·아버지·필자 3대로 이어졌다고했다. 실제 두루미를 보았느냐고도 물었다. 동물원에서 보았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두루미의 생태를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했다."두루미의 생태도 모르면서 학춤을 출 수있냐"친구는 농담을 하면서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진정한 학춤의 대가가 되려면 남이 미처 생각하지못한 길을 가야한다."고 했다. 

1997년, 신라시대 생성된 계변 및 융변산신 설화를 기초해서 울산학춤을 탄생시켰다.

2002년 3월 26일∼27일, 구미시가 주최하고, 경북대 기초과학연구소(소장 박희천교수)가 주관으로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서'구미 국제 학심포지움'이 열렸다. 구미는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가 400년 전 한국 최초로 학을 사육한 해평습지가있는 매학정(梅鶴亭)이있다. 해평습지에는 매년 가을이 깊어지면 찾아오는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이다.

이들은 하루 혹은 이틀 정도 휴식을 하고 다시 날아올라 일본 남부 이즈미로 날아가서 월동한다. 봄이면 일본 이즈미를 떠나 다시 해평습지를 찾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번식지인 아무르 강 습지로 떠난다. 해평습지가있는 구미시에서'국제 학 심포지움'이 처음으로 열린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

개막식에'울산학춤'이 초청됐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울산학춤이 눈에 확 들어와 초청했다는 주관측의 말이다. 심포지움 행사는 해평습지 답사, 학 이동통로 습지보전을 위한 대 토론회, 학 이동통로, 습지보전, 학 분포지 및 도래패턴, 학 보존 및 관리방안, 단정학의 보존 노력 등을 발표했다.

며칠 후 국내 두루미 생태 연구의 유일한 권위자인 박 교수를 만나기 위해 경북대를 찾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현재 추고있는 학춤도 잘추지만 학의 생태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면 독보적이 되지 않겠는냐"고 조언했다. 10년전 친구의 말이 현실화되는 계기가 됐다. 

2003년, 대학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 유일의 두루미종복원 전문연구소인 사)조류생태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겸해 활동하고 있다.

연구소는 2008년 중국 산시성에서 기증 받은 따오기 한쌍으로 개체 늘리기 과업을 수행했다. 현재 창녕 우포늪에 있는'창녕우포따오기복원센터'의 시작이었다. 다음으로 일본'오카야마 자연보호센터'를 지속적으로 찾았다. 학을 기증받기 위한 노력이 수년간 계속되었지만 상당히 어려웠다. 2006년 러시아로부터 재두루미 1쌍을 기증 받은 이후 2년 만에 드디어 2008년 10월, 일본으로부터 학을 기증받아 았다. 

일본은 한국보다 조류생태에 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준비되고 실천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학을 사육하는 지역으로는 북해도 쿠시로시(釧路) 아칸국제학센터, 오카야마(岡山) 현(縣)'총사(總社)''고량천(高梁川)''후락원(後樂園)'등 4곳에서 학을 키우고 있다.(오카야마자연보호센터 학 전문 사육사 이노구찌(井口)씨는 오카야마 현에서 맨 처음 학을 키우게 된 것은 한국에서 기증한 학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보람된 연구는 일본'오카야마 자연보호센터'에서 기증 받은 두루미 2쌍(아쿠라·나츠, 무사시·오츠)을 대상으로 한 조류생태환경연구소의 성과이다. 장비로는 CCTV 및 고해상도 ZOOM 카메라를 설치하여 분석했다.

두루미 행동 분류는 섭식, 탐색, 이동, 경계, 비행, 깃고르기, 휴식, 안락 등 일상행동과 번식기의 교미시도 및 교미행동 등 번식행동을 지속적으로 조사했다. 그동안 일정기간 조사결과 두루미의 행동은 휴식 20.3%, 먹이찾기 18.7%, 이동 22.5%, 깃고르기 17.2%, 날기 11.5%, 먹이먹기 6.3%, 경계 2.1%, 머리품기 1.5%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두루미는 먹이먹기보다 깃고르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알 수있다. 두루미의 자태가 단아한 이유이다. 

전 세계의 두루미 15종은 남반구에 서식하는 회색관두루미, 호주두루미 등 2종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 북반구에 서식하는 대형 물가 서식조류이다. 이들은 환경과 먹이 종류의 변화에 따라 생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멸종은 시간문제다. 다행하게도 두루미는 한국에서 이미 서식지외 보전전략의 첫 단계인 인공사육이 성공했다.  예산 황새공원, 지리산 반달곰, 창녕 따오기, 강원도 산양, 경북 영주 여우 등은 국내 멸종위기종 복원 사례이다.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 황새, 쿠시로 두루미, 오카야마 두루미, 사도섬 따오기 등은 일본 멸종위기종 복원 사례이다. 중국 섬서성 양현 따오기와 자롱자연보호구의 두루미, 미국 흰 두루미, 영국 느시 등은 국외 멸종위기종 복원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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