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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삼남면 상천리 주민들이 가축분뇨처리시설 등 인근에 들어선 악취 배출 시설로 인해 10년 넘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일대가 울산시의 악취관리구역으로 지정됐음에도 악취가 계속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울주군 삼남면 상천리 주민들은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된 지난 여름 수시로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악취가 가장 심한 곳은 상천리의 상천마을, 신안마을, 신복마을, 마산마을 등 4곳이다. 이곳에는 2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이 마을에는 대부분 노인이 거주하다 보니 에어컨이 없는 가구도 상당수라 주민들은 문을 열어 놓고 선풍기로 여름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문을 열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악취가 코를 찔렀다. 더위를 감수하고 문을 닫은 채 잠을 자거나 일부 주민들은 매일 밤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한 주민은 "선풍기를 틀어서 냄새를 내보내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악취가 10년 넘게 계속되다 보니 마을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 주민들의 자녀들도 마을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을 포기했고, 전원주택을 지어 마을에 들어왔던 한 주민은 악취 때문에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마을을 떠나기도 했다. 또 주민들은 마을의 땅값도 10년 넘게 오르지 않으면서 재산상의 피해도 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주민들은 마을과 불과 1km여 떨어진 삼동면 조일리의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인 대건자원화㈜, 가축분뇨처리시설인 울주양돈영농조합법인, 또 인근의 20여 년 된 돼지 축사 4곳에서 악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4년 이 일대가 울산시의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이 됐음에도 악취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악취방지시설 계획서를 첨부해 행정기관에 악취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한 뒤 악취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한 주민은 "온산읍 덕신리 음식물처리시설의 경우 최근 수백억 원을 들여 시설을 교체해 냄새를 90% 이상 잡았다"며 "냄새 없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곳에서 악취배출 시설 운영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은 악취관리지역 지정 이후 실제 발생하는 악취는 많이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악취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사법처분 대상이기 때문에 그 내용은 전부 이행이 됐다. 또 방지시설 보완, 악취를 줄이기 위한 사업장 밀폐 등 보조사업도 진행했다"며 "악취는 주관적이고 감각적인 공해다 보니 법적 기준 이내라고 해도 주민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은 현재 추진 중인 악취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악취 문제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악취측정센서, 기상관측기 CCTV(파노라마카메라) 등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각종 악취를 감시하고, 악취 배출 업체를 역추적 할 수 있다. 현재 설치 대상에 악취 배출 시설이 들어선 삼동면 조일리도 포함돼 있다. 

군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악취를 감시하면 업체에서도 악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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