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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택시장의 최대 고비로 꼽혀온 송정지구를 포함한 대규모 단지 입주가 4분기부터 본격화된다. 경기침체와 입주물량 과다로 인해 이미 거래절벽을 겪고 있는 시장에 거대한 하방압력이 몰아칠 전망이다.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10월~12월 아파트 입주 예정 현황'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3개월 동안 3,684가구가 입주에 들어간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입주한 2,393가구의 150%(+1,291가구)가 넘는 수치다.
 다음달에는 남구 야음동에서 1,000세대가 넘는 대형단지인 '대현더샵' 1·2단지(1,180가구)가 한꺼번에 주인을 맞는다. 이어 11월에는 남구 무거동 '울산대 이즈플레디스'(93가구), 중구 반구동 센트럴 파크오시오(48가구), 중구 복산동 번영로 서한이다음 1·2단지(252가구) 등 393가구가 입주를 본격화한다. 12월에는 2,111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열린다.


 특히 북구 '호반베르디움'(498가구)이 첫 입주에 들어가며 '신도시급 공룡 단지'로 불리는 송정지구에 불을 밝힌다.
 이웃한 중산매곡지구에서도 '일동미라주' 1·2단지(1,344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와함께 남구에서는 '신정 풀비체'(51가구)·'울산대 이즈플레이스 도시형생활주택'(18가구), 중구에서는 '학성동 파크디아채'(209가구)가 각각 주인을 맞는다.


 이미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입주율을 기록한 울산은 4분기 물량 급증으로 인해 최악의 입주전쟁을 견뎌내야할 처지에 놓을 전망이다.
 특히 1,000세대가 넘는 몸집 큰 단지들이 세곳이나 몰려 있다보니 공급과다가 급작스레 커지면서 지역 주택시장 경기 전반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규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매물을 내놓는 곳과 매매가 되지 않아 보유세를 물게된 일부 신규 아파트 소유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마이너스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4월 입주를 시작한 울주군 망양e편한세상은 여전히 상당수 가구들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아파트가 급증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난 기존 아파트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동구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 기존아파트의 매물 가격이 전용면적 85㎡를 기준으로 평균 7,000~8,000만 원이 내려갔다.


 신축 아파트 건설이 몰리고 있는 북구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지은지 7년 된 호계 월드메르디앙의 경우 같은 평형대 가격이 2~3년 전보다 최고 1억 가까이 빠진 매물도 있다.
 4년 전 입주한 이후 최고 1억 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으며 지역 주택시장 최고 이슈로 입소문을 탔던 중구 혁신도시도 호가에서 평균 4,000~5,000만 원씩 주저 앉았다. 근린상가를 끼고 있어 입지 프리미엄을 누려왔던 유곡 동원로얄듀크 2차의 경우 일부 매물이 4억9,000만 원까지 거래됐다가 최근 3억5,000만 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산에서 주택을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대다수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새집으로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은 송정지구가 분양을 마무리하는 내년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송정지구에는 7개단지 아파트, 7,000여 가구가 새로 들어선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임영주 과장은 "울산의 전반적인 경기흐름에 비춰볼 때 당분간 주택시장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세입자는 역전세 현상 발생할 가능성에 유의하고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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