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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방문,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를 통해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2박 3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오후 5시 35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곧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 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하고 그것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동시에 북미 관계를 청산한다는 것이 우리가 종전선언을 사용할 때 생각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도 제가 말한 것과 똑같은 개념으로 종전선언을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된다"며 "그때까지 기존의 정전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 지위라든지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동맹에 의해서 지금 주둔하고 있는 것이므로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하고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 대해 김 위원장도 동의한 것이고, 종전선언에 대한 개념이 정리가 된다면 종전협정이 유관국들 사이에 보다 빠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신뢰구축에 도움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김위원장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는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빠른 시기 안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길 희망한다"면서 "합의문에 명시된 영구적 북핵폐기는 검증가능 불가역적 폐기와 동의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조속 개최를 희망했다. 북한은 (우리에게) 북미대화 중재를 요청했다"고 전하고 "미국도 北 입장을 역지사지해 북미대화 조속 재개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합의문 외에 구두합의 사항을 소개하면서 '국회회담 개최'와 함께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이산가족상봉시설 등 몰수조치 해제'를 동의했다고 밝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불거졌던 북측의 남측 재산 몰수·동결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가 마련됐음을 전했다.

또한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2월에 열리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의해,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 삼지연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만난 문 대통령 부부는 자동차를 타고 공항을 떠나 정상인 장군봉까지 향했다. 장군봉을 본 남북 정상은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오전 10시 10분 케이블카를 타고 10시 20분께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평가받는 백두산 천지를 동반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와 마찬가지로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김잠출기자 usm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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