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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영업주와 소비자 모두가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점심시간에 커피숍을 방문했을 때 일회용 컵을 이용하려면 커피 수령 후 바로 매장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도 일회용 컵이 더 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영업주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설거지가 필요 없기 때문에 손님 대응이 훨씬 편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의 이면에는 많은 것들이 소요되고 있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가별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한국이 1등이라고 했다. 그리고 플라스틱 컵의 경우 자연분해가 되기 위해서는 50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플라스틱 컵이 분리수거돼 재활용되면 그 시간은 줄어 들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한번 생산된 플라스틱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없어지지 않고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양에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해양생물로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우리의 먹거리로 돌아온다. 편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생활 속에는 많은 플라스틱이 존재한다. 물병, 분무기, 장난감, 화분, 심지어 건축자재에도 있다. 플라스틱 사용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에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급감 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충남도청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연구원에는 전직원이 개인용 머그컵을 사용한 것에 이어 회의실, 민원실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머그컵 100개와 소독기, 자동세척기를 비치해 두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행하는 것만으로 연간 7만 4,000개의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다회용 컵,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일까? 텀블러 제조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이 일회용 컵 생산과정보다 더 많이 나와서 최소 15회에서 40회 이상을 사용해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텀블러는 잠자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의 78% 정도가 소유하지만 사용 인구는 31%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환경을 위해 생산한 텀블러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요인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동물보호협회와 많은 사람들이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천연가죽과 모피 등을 의상과 가방, 구두 등으로 제작하는 것을 반대했다. 그리하여 합성섬유와 합성가죽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합성섬유와 가죽은 오히려 생산·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대량 발생시켰다. 그뿐만이 아니다. 쉽게 쓰여지고 쉽게 버려지는 에코백은 말 그대로 이름만 에코일 뿐이라는 사실이 있다.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경각심으로 종이 빨대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이 또한 종이컵처럼 환경오염의 대명사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결국에는 어떤 특정한 제품의 소비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닌 것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대부분의 생산 제품들은 환경오염의 요인을 가지고 있다. 제품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너무 쉽게 사용되어 너무 쉽게 버려지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환경오염을 줄이는 첫 걸음은 적정수준의 소비이다. 그리고 버려지는 제품이 재순환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을 더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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