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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KTX 울산역을 이용하는 귀향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역세권 개발 지연 등으로 울산의 관문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울산을 찾은 상당수의 귀성객들이 KTX 울산역을 통해 울산을 찾았다. 하지만 울산역의 부족한 편의시설과 대중교통 시스템은 물론 주변의 분뇨 악취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울산의 첫 인상을 망치고 있는 상황이다.

# 막차 내리면 편의점 문닫고 버스 끊겨
여기에다 울산역의 경우 승객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해 한차례 리모델링을 했지만 식당 2곳을 증설하는데 그쳐 실질적인 리모델링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울산역을 통해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울산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 가축분뇨 냄새가 진동해 얼굴을 찌푸렸다"며 "벌써 몇 년째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0년 KTX울산역이 건립된 이후 8년째 울산역 주변에는 인근 돼지 축사에서 악취가 날아들고 있다. 타 지역 이용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울산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시컨벤션센터, 아파트 단지 건설 등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 여객전용면적 전국서 두번째로 좁아
이용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역사 규모도 문제다. 울산역의 경우 신경주역과 부산역 사이에 위치해 당초 단독 역사를 설치하지 않으려고 계획했다가 울산시민들의 반발에 따라 급조돼 규모가 턱없이 작은 실정이다. 실제로 울산역의 경우 비좁은 역사와 편의시설, 부족한 주차장 등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KTX울산역의 여객전용 면적은 전국 KTX역 중 두번째로 좁다. 전국의 KTX역 중에 이용객 수요 예측을 상회하는 역은 울산역이 유일하지만 역사 증설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야간 심야시간에는 편의점조차 문을 닫는 유령 역사가 되고 있어 광역시급 기차역인지 눈을 의심케할 지경이다.

이와 함께 복합환승센터 등이 차질을 빚어 연계교통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대중교통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막차가 도착하는 시간에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바로 모텔촌화 되고 있는 울산역 앞 주변이다. 울산 역세권은 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태화강역의 재판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실정이다. 울산의 관문인 울산역 주변이 모텔촌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시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 역세권 개발 지연 울산관문 제역할 못해
태화강역의 경우 울산 관문으로 자리잡은 이후 주변이 모텔촌화 되는 바람에 민원이 빗발친 바 있다. 바로 이같은 일이 울산역에서 다시 반복되는 모양새다.

현재 울산역 주변에는 러브호텔형 모텔이 6개가 들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모텔이 더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이대로 가면 태화강역과 비슷한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방치하면 울산의 첫 이미지를 망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추석에 울산을 찾은 김준호(52·서울) 씨는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지 20년이 넘은데다 산업수도 명성을 가진 도시인데 KTX를 타고 울산에 도착하면 정말 고개를 못들 정도다"며 "악취나 역사의 불편도 그렇지만 모텔촌으로 변하는 역주변의 풍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창훈 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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