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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한 어린이집 원장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재원중인 아동이 포크로 친구의 얼굴을 찌르는 일이 일어났다며 상담을 원하였다. 만 5세인 영철(가명)이가 동생을 본 이후로 행동이 거칠어지더니 급기야 끔찍한 사고를 내고 만 것이다. 사실 이 아이처럼 심한 경우는 아니더라도 친구를 때리고 수업을 방해하는 등의 공격성을 보이는 아이는 어느 교육기관이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어린 아동의 공격성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이때 과민하게 아이를 통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기만 죽이게 되는 것일까? 사실 3세 이하의 어린 아이는 누구나 신체적인 공격성을 나타낸다. 2~3세경의 아동은 가장 많이 신체적으로 공격성을 표출한다. 자신이 화가 날 때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때리고, 깨물고, 소리를 지르는 등 신체적인 공격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말로 의사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되고 협상의 기술을 배우게 되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에는 신체적 공격성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 성차도 있어 잘 알다시피 여아는 신체적인 공격성으로부터 비교적 빨리 벗어난다. 그러나 여아들은 친구의 나쁜 점을 말하는 등과 같은 간접적인 공격성을 남자아이들에 비해 조금 더 일찍, 자주 사용한다. 영철이처럼 나이가 들어도 공격성이 줄어들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방치하면 청소년기의 비행으로 연결되며 성인이 되어서도 만성적 폭력을 나타낼 수 있다.

 

   근본원인을 먼저 이해하고


 많은 의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발달 과정상에 있는 아이의 공격성은 어느 정도 신경계의 성숙과도 관련이 있어 발달이 느리고 미숙할 경우 공격성이 높다. 이렇게 근본적인 신경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것은 심지어 어머니의 임신 기간중의 스트레스, 흡연과 아이의 공격성간에 상관이 있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공격적 행동은 어린 시기부터 분명한 규칙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극단적인 처벌이나 비일관적인 처벌, 그리고 방임하는 것은 오히려 공격적 행동을 증가시키게 된다. 아이가 공격성을 나타내는 원인을 이해해야 하는데 (동생으로 인해) 관심을 잃게 된 것에 대한 표현인지, 아니면 언어나 지적 발달이 늦어 또래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좌절을 경험했기 때문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 또한 언어 발달이 느리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신체적인 공격성이 높다면 그 이유가 청각적인 문제 때문인지 등 신체적인 근본 원인 등을 찾아 도와주어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훈육


 또한 아이가 공격성을 통제하는 방법을 훈련시킬 수 있다. 감정을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하는데 이때 무엇보다도 부모의 모범이 필요하다. 느리고 알아듣기 힘든 아이의 주장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고 아이를 훈육할 경우에도 아이가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은 설득과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보고 배워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느낄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민감성을 발달시키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것은 자주 부모와 아동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 주고 인정해 주는 동안에 발달한다.


 무엇보다도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공격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면서도 연령에 적합한 방식으로 훈육해야 한다. 하던 일을 멈추게 하고 따로 있게 하는 등의 벌을 세우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무엇보다도 공격성 외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찾도록 돕는다. 공격적 행동을 통해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할 수 있도록 단호히 지도해야 한다.


 영철이의 어머니는 아이의 문제가 이처럼 심각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어머니에 대한 교육과 양육상담을 했으며 영철이의 다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놀이치료 등을 실시하여 아이의 증상은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아마도 영철이는 지난 1-2년동안 나빠져 왔던 공격성에서 벗어나는데 집중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6개월안에는 효과를 볼 것이다. 물론 가정에서 부모의 적극적인 협조가 전제될 때이다. 그러나 열살이 넘은 아동이 공격성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 그 치료기간은 그 문제가 발달해 온 기간에 비례하여 길어져야 한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문제의 교정은 빠를수록 좋으며 더 좋은 것은 예방이다. 남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은 어린 유아기부터 하지 않도록 부모의 모범과 지도를 통해 몸에 익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폭력과 이기적 공격성을 줄이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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