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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워서 인지, 가장 남일 같지 않은 게 의료사고 뉴스다. 울산에도 최근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가 수년간 710여 차례나 대리수술을 한 것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서에는 '당시 내 수술도 그 사람이 했을 수 있다. 잘못된 결과를 보상하라'는 고소가 들어오는가 하면, 지역 맘까페에선 '내 수술도 혹시…' 우려하는 댓글이 잇따른다. 경찰은 일부 의료계 관행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안타까웠던 건 13개월 유아사망 사고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 결과와 전문기관 의견을 토대로 병원측 과실로 아기가 패혈증에 감염됐다는 수사결과를 내놨다. 수사 결과 해당 유아는 입원한 동안 40차례 침습적 행위를 받았고 의사는 고열이 지속되는 동안 다른 병에 대한 의심이나 대처없이 감기약을 처방했다. 그러나 해당병원 측은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이 과정에서 드러난 보건당국의 한계다. 지난 6월 사망원인으로 패혈증감염이란 국과수 부검결과가 발표됐지만 관할보건소는 이를 전해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석달을 그냥 보냈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숨진 것은 4월. 사고 직후 보건당국은 현장 점검을 했지만 아무 위반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해당 병원에서 이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찰 수사결과대로 병원 측 과실이 있다면 2차피해도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런 배경엔 열악한 인력문제가 있다. 남구보건소는 담당인력 1명이 관내 609개 병의원을 단속한다. 그럼에도 남구는 점검인원 1명 늘리는 것보다 당면사업이 중요하단 입장이다. 보건당국의 지도, 단속만 믿을 수 밖에 없는 시민들 입장에선 참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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