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학재단, 친인척 교직원 채용 비일비재
지역 사학재단, 친인척 교직원 채용 비일비재
  • 울산신문
  • 승인 2018.10.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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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교원 임용 위탁제도 무시
이사장 자녀에 이사 8촌 등 수두룩
인건·운영비 공립교 동일 지원 불구
인사권 제재 수단 없어 사유화 심각

울산지역 사학재단의 학교 사유화가 심각하다. 행정직원과 교원 채용에서 이사장·이사 및 설립자의 자녀는 물론 외손녀, 육촌, 조카 등 친인척 채용이 아무런 제재없이 이뤄졌다. 사학재단 운영의 불공정성 해소를 위해 도입된 '교원 임용 위탁채용 제도'를 사학재단이 외면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립학교에 대한 임금과 교육비 지원이 국공립학교와 별반 차이 없는 현실 속에서, 인사권에서는 막대한 권한을 누리는 사학을 견제할 장치가 요구된다.

3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역 사학재단 10여 개 가운데, 현대학원과 성신학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학이 이사장·이사 및 설립자의 친인척을 행정 직원 혹은 교사로 채용하고 있다.

행정 직원을 친인척으로 채운 사학은 창강학원의 울산고, 우신학원의 우신고, 동신학원의 울산제일고, 새길학원의 울산기술공고, 울선학원의 삼일여고 등이다. 이들 학교에서는 이사장 자녀와 조카, 종손, 이사의 동생과 8촌이 5급에서 7급까지 채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원의 경우, 문인학원의 성광여고, 예일학원의 예술고, 우신학원 우신고, 청강학원의 울산고, 울선학원 삼일여고 등에서 이사장·이사 및 설립자의 친인척을 교사로 채용했다. 학교별로 이사장· 설립자의 자녀, 조카, 육촌, 외손녀는 물론 이사 자녀까지 각 1~3명씩 근무하고 있다. 우신학원에는 행정직원과 교사 모두 합쳐서 4명이 이사장·이사 및 설립자의 친인척으로 근무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마저도 사학재단 측의 일방적 '알림'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립학교 친인척 채용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사학의 친인척 채용이 빈발하게 이뤄진 상황이다 보니, 사립학교 교사 채용 과정에서 비리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 중인 '교원 임용 교육청 위탁채용 제도' 참여도가 저조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행정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공개모집을 한 사례를 찾기 힘든 것도 당연지사다. 

실제, 울산 사립학교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9명의 교사가 채용됐으나, 교원 임용 위탁 채용은 전무했다. 1개 사학에서 위탁했으나,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사학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2차 시험(수업실연, 학습지도안작성, 면접 등)에서 탈락하면서 위탁 채용은 '0'였다.

이처럼 시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사 채용을 공립과 유사하게 적용하는 위탁채용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학법인들의 참여율이 저조한데다 1차 필기시험만 위탁함에 따라 이후로 진행되는 절차에선 투명성이 보장되기 힘든 구조다. 사립학교들은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거부하고 있는 실정. '인사권 침해'와 '건학 이념'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사립학교의 친인척 채용이 '채용 비리'를 넘어 '성적 조작' 등으로 번지면서 사학의 고질적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국공립학교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교직원 임금과 교육비, 시설비까지 지원받는 상황에서 인사권은 막대한 권한을 누리는 사학재단에 대한 제재가 뒷따라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권한은 불법을 저지른 학교의 재정 지원에 불이익을 줄 수 있지만, 이는 선량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 시교육청 설명이다.

울산전교조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립학교는 이름만 사립일 뿐이지, 정부로부터 인건비·운영비·연금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공립학교와 다름 없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립학교에서 이사장 친인척이라고 은근슬쩍 채용하는 것은 범죄와도 같다"면서 "친인척 채용은 우리 사회 불공정의 대표 사례인 만큼, 교직원 채용에서 공정성을 확보한 사립학교에는 재정지원 확대, 학교평가 가산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은 학교법인은 재정 불이익과 함께 학교평가 감점 등 확실한 패널티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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