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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어학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울산외국어고 졸업생중 70%가 비어문 계열 학과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 특기자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학자가 아닌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확대 해석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7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외고의 특수목적고 설립목적에 따른 대학진학률이 최근 5년 평균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대학진학 졸업생 134명 가운데 52명만 어문계열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이공 및 의약계열에 입학하면서 38%만 어문계열 진학률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131명의 39명만 어문계열에 진학하면서 29.7% 진학률을 나타냈다.
2016년에는 137명 중 41명, 2015년에는 142명 중 37명, 2014년에는 123명 중 39명이 어문계열 진학자로 각 29.9%,  26%, 31.7%의 진학률로 저조했다.

울산외고 대학진학 졸업생 10명 중 7명은 어문계열이 아닌 곳으로 진학한 셈이다.
울산외고가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양성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잃어버린 채 일반계고보다 입시에 유리한 학교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 때문에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외고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던 노옥희 교육감의 외고·자사고 폐지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노 교육감은 울산외고와 현대청운고의 일반고 전환 여부를 학교운영 성과평가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외고는 2021년 2월까지, 현대청운고는 2020년 2월까지 각각 외고·자사고로 지정돼 있고, 지정기간 만료 1년 전에 학교운영성과 평가를 받게 돼 있다.
반면, 외고생이라 해서 어문계열로만 진학해야 한다는 논리는 외고 설립목적을 확대해석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 교육계 한 관계자는 "외고 설립목적은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며 "외국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는 어학자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외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다양한 학문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어야 학계와 산업계를 발전시키는 일이다. 외고생의 진로를 어문계열로 한정하는 것은 편협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기고 모집이 유지되면서 고교 서열화 폐지 정책에서 제외된 과학고는 졸업생 70여명 가운데 95%가 이공계에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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