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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가운데, 롯데가 중단된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과 강동 리조트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가 됐던 신 회장은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부장판사)는 이날 신 회장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석방 후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으로부터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 신 회장, 국가 경제 이바지 방안 주문
그는 이날 임원들에게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다. 롯데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조만간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울산에서는 중단된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과 강동 리조트 사업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 측은 지난 2015년 6월 울산시에 2,520억 원을 들여 울산역 앞 7만 5,480㎡ 부지(연면적 18만 1,969㎡)에 복합환승센터(지하 1층 지상 7층 주차대수 3,135면 규모)와 함께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짓겠다는 내용의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한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고 착공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 6월 롯데 측이 시에 돌연 사업 계획의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혀, 현재 사업 진행은 멈췄다. 경제여건 변화로 사업성이 떨어져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주춤하면서 역세권 호텔건립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시는 KTX역세권 내 특화용지에 호텔을 포함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3월부터 6월말까지 민간투자 공모를 했지만 참여 업체가 없었다. 재공모에 나선다고 해도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는 등 투자 환경 변화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합환승센터 재검토 소식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치명타를 입혔다. 울산역 인근에는 복합환승센터에 영화관,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 생황 여건이 개선, 울산의 신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00여 세대의 아파트, 오피스텔과 상가 등이 들어섰고, 인근 토지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거래도 전면 중단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가가 최근 3억 원가량인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 1억 4,000~5,000만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2억 4,000만 원짜리 오피스텔 전세는 분양가 절반 이하인 1억 원으로 떨어졌다. 집을 내놓기만 할 뿐 실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가도 복합환승센터 개발 계획에 맞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분양 문의가 뚝 끊겼다.
 
# 조만간 대규모 투자·채용 발표 전망
강동 리조트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북구 정자동 10만 8,985㎡ 부지에 3,100억 원을 투입,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콘도(객실 294실),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복합상가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2007년 2월 공사에 착공했지만 공정 37% 상태인 2009년 6월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 측은 공사 중단 7년여 만인 지난해 3월 공사를 재개했지만 불과 3개월 만인 6월에 공사는 또다시 중단됐다. 울산이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롯데 측이 조속히 계획을 확정·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지연이 장기화 될수록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강동리조트는 개발사업 중단으로 지역에 큰 민폐를 끼쳤다. 복합환승센터 개발이 같은 수순을 밟게 된다면 더 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 회장이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두 사업을 통해 울산 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할 명분도 분명하다"이라고 밝혔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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