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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을 치료할 유전자를 개구리 연구로 찾아냈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데, 이 유전자를 조절하면 연골 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 향후 관절염 세포치료제나 바이오 신약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생명과학부의 박태주 교수팀(사진)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 발생 연구를 통해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 원' 유전자가 연골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 이 유전자를 조절하면 관절염 악화를 막고, 연골 재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도 밝혔다.

관절염은 대부분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 즉 연골이 닳으면서 생긴다. 다른 세포나 조직처럼 연골도 쉽게 재생되면 좋겠지만 구조상 어렵다. 연골의 주요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단단한 세포 밖 물질(세포외기질)이기 때문이다. 연골세포는 세포외기질과 꾸준히 신호를 주고받으며 견고한 조직을 만드는데, 이때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연골은 재생이 매우 어려운 조직으로 꼽힌다.

박태주 교수팀은 연골세포가 세포외기질과 신호를 주고받는 데 이용하는 '인테그린(Integrin) 단백질'에 주목했다. 세포 표면에 있는 이 단백질은 연골세포에게 신호를 보내 초기 연골조직이 만들어지도록 돕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연골 형성을 방해하므로 이 신호를 줄여야 연골 형성이 쉽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알아내면 연골 재생도 조절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우선 연골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부터 찾았다. 실험동물로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를 활용했다. 이 개구리는 실험실에서 쉽게 다룰 수 있고, 유전적으로도 사람과 비슷해 오래 전부터 이용돼왔다. 체외수정을 하므로 수정란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알이 크고 발생과정이 빨라서 배아가 성체(개구리)로 변하는 발생 과정을 연구하기 용이하다.

박태주 교수는 "관절염이 생기면 특정 효소가 나와 연골을 분해하고, 분해된 조각이 다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며 "이런 현상은 인테그린 활성 때문에 발생하는데, ITGBL1 단백질이 분비되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 의과대학 양시영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 1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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