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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정제마진 강세·파라자일렌 호조
국내 4사 영업익 2분기 크게 넘어
원유 래깅효과로 단기 호재 평가


●석유화학업계
가격 하락·스프레드 약세 고전
美-中 무역분쟁 심화 수요 감소
영업익 전분기比 19% 하락 전망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기조로 인해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높은 정제마진과 대표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 시황 호조로 반색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약해지면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3분기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합계인 2조1,524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을 7,271억원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이 8,19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3,000억원대 후반이 예상된다.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의 영업이익도 5,000억원대 후반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일 배럴당 83.26달러로 지난 8월 15일 70.53달러를 기록한 뒤 두 달 만에 약 18% 상승을 기록 중이다. 다음달 미국의 이란 제재를 앞두고 시장에서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두바이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정유 업계는 유가 상승을 단기적인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입하는 시점과 판매하는 시점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래깅효과 때문이다. 정유업체는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는데 보통 1~2개월 가량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이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도 올라 마진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정유사 이익에 직결되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6월 4달러대로 저점을 찍은 직후 꾸준히 회복해 9월 기준 6달러선을 회복했다. 10월 중에는 미국 정유사 정기보수 돌입이 예정돼 있어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다시 반등 시점을 맞이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유사의 대표적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 시황이 호황을 나타낸 것도 호재로 꼽힌다. 파라자일렌 가격은 연초 t당 900달러 수준이었는데 최근 1,3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파라자일렌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스프레드는 연초 300달러 수준에서 최근 600달러대로 급등했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울상이다.  에틸렌 계열뿐 아니라 고기능성 플라스틱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가 고유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수요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은 3분기 석유화학 커버리지 영업이익 합계치가 1조5,9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1조9,600억원 대비 19% 대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제품 가격이 떨어진 데다 스프레드도 축소돼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유사들까지 화학사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화학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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