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니, 집안 온도 조금 더 시원하게 해줘''클로바, 비오는 날 어울리는 음악 틀어줘' '하이 빅스비, 집으로 전화해줘'…. 각종 전자제품에 대한 요구가 마술처럼 실행된다.

이것은 우리나라 3대 전자제품의 인공지능 광고다. 광고에 등장하는 마법 주문들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그렸던 미래의 제품, 발명 아이디어들이다. 그러한 아이디어들이 불과 30년 지난 현실에서 실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 인공지능 발전이 벌써 이만큼 왔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론 뒤처지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2015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되기 시작해, 학자에 따라 제시하는 키워드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발달이 주요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 기계 한 대가 수백 명의 노동자를 대체했듯 이제는 프로그램 하나, 컴퓨터 한 대가 수백, 혹은 수십만 명의 전문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하니 그 파급력이 어디까지 일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고 있는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 모든 문명의 이기가 기술 발전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 없어도  구석기 시대 사람들처럼 도끼로 장작 캐고 몽둥이로 빨래 두드리며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삶은 단순한 생존의 삶이다. 삶의 행복·편리함이라는 질적 차원을 생각한다면 단순한 생존의 삶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불편한 삶일 수 있다. '여유 있는 삶' '마우스나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삶' 그 것이 가리키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의 아이콘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이러한 정보의 혁명은 어떤 의미에서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앞으로 30년쯤 지나면 우리도 '도대체 이렇게 불편한 상태로 어떻게 살았을까'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학교는 얼마나 진화하고 있을까?

학교 진화의 시작은 올해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교과가 필수교과로 지정, 운영되는 것이다. 정보교과 수업이 선택교과에서 필수교과 수업으로 교육과정에 편성되면서 학교에서의 정보수업의 질적 변화와 정보수업에서 타 교과에서 확산된 다른 교과와의 융합수업은 양적으로도 정보화 수업이 실현될 수 있는 과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

얼마전 SW연구 시범학교인 본교에서 주체한 SW연수에서 문제 해결력 중심의 알고리즘, 코딩, 엔트리 수업 등을 들었다. SW 연수를 들으면서 엔트리가 주는 용어 때문에 막상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의외로 수식만 잘 넣으면 매우 간단하면서도 흥미롭고 창의적인 작업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3차 산업혁명 세대인 교사조차 컴퓨터를 활용한 엔트리 수업이 흥미있는데, 학생들이야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컴퓨터 수업시간에 때로는 엔트리로 수행평가를 하고 때로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교과서 내용을 순차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 때로는 문제해결 중심으로 모둠수업으로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컴퓨터 활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SW수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고 또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육주체는 학교가 돼야 한다.

학교가 오롯이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안내할 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이끌어 나갈지 교육적 나침반이 되고,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 곧 인간이 하는 대부분 일들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 AI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 이러한 다양한 일을 컨트롤을 할 수 있는 힘, 컴퓨팅 능력, 문제 해결력 등 아이들에게 시대에 낙오되지 않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학교의 교실 수업도 진화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