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 시내에서 울산에서 전량 생산되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했다. 현대차는 이번 순방에 맞춰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차 5,000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유럽 친환경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파리 시내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를 시승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까지 날아가 수소차를 탄 것은 수소차가 정부의 혁신성장을 이끌 대표산업으로 꼽히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수소전기차는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안이 되고 배출가스도 없어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불려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현대차의 수소차를 시승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미래자동차 산업 간담회에서 "세계가 미래차로 나아가는데 우리가 안이하게 출발해 늦은 게 아닌지 걱정했다"면서도 "범정부적 노력으로 수소차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니에서 시작해 짧은 시간에 세계적 강국이 됐듯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강국의 힘을 키우자"고 제안해 수소차 분야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 투자 유도로 고용확대 연결 의지 내포
문 대통령은 이번 프랑스 순방길에서 현대차가 최근 들어 독일과 일본 등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한 번 더 우리 기업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혁신성장의 고삐를 죄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현대차의 수소차를 시승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기업 동참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외국 방문 기간에 현지에 있는 우리 대기업 관계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방문 중에는 충칭(重慶)의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만났고, 올 7월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는 당장 일부 보수 진영이 제기하는 '문재인 정부=반(反) 대기업 정부'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대기업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외국에서뿐만 아니라 올해 2월 충북 진천 한화큐셀 태양광 셀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등 국내에서도 적잖이 대기업 현장을 찾고 있다.

문 대통령이 둘러본 현장이 미래의 혁신성장을 책임질 대표적인 산업 분야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고용 확대의 가능성이 큰 부문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행보는 이러한 잠재력을 고용 확대로 연결짓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 현대차, 佛  에어리퀴드사와 MOU
무엇보다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 부문의 과감한 투자 없이는 일자리 난맥상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차를 대량 공급해 문 대통령의 행보와 보폭을 맞추기로 했다. 현대차는 프랑스의 에어리퀴드사 등과 양해각서를 맺고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와 트럭 등 수소전기차 5,0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에어리퀴드사는 이를 위해 프랑스에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분한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한국에서도 수소 충전과 생산 인프라 확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번 프랑스 에너지 기업과의 MOU 체결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친환경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