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이용객 편의를 위해 대형 테이블과 편안한 좌석 등을 두는 대형서점이 늘면서 서점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서점의 도서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대형문고에서 책을 읽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
최근 이용객 편의를 위해 대형 테이블과 편안한 좌석 등을 두는 대형서점이 늘면서 서점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서점의 도서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대형문고에서 책을 읽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

 

최근 이용객 편의를 위해 대형 테이블과 편안한 좌석 등을 두는 대형서점이 늘면서 서점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서점의 도서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독서문화 일상화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출판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을 방문해보니 매장 내 마련된 수 십 여 개의 좌석들은 주말을 맞아 방문한 이들로 대부분 꽉차있었다. 테이블에 앉은 이들은 여러 권의 책을 쌓아두고 독서를 즐기거나, 매대에서 가져온 수험서를 펴놓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아예 노트북을 꺼내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개인적인 공부 공간으로 서점을 활용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런 문화는 지난 2015년 11월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한번에 100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을 두면서 다른 대형서점들에도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날 서점을 방문한 김 모씨는 "신간을 빨리 접할 수 있고, 깨끗한 새 책을 볼 수 있는데다가 읽을 공간까지 잘 마련돼 있어 일반도서관보다 서점에 와서 자주 책을 읽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문객들의 독서가 모두 도서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판업계는 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대형서점과 위탁판매로 서점과 거래하는 출판사 입장에선 고객들의 손때가 묻어 팔리지 않은 책들이 반품돼 돌아오는 게 달갑지 않은 것이다.
 지역의 한 출판관계자는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기만하고 소비로 이어가지 않는데다가, 불가피하게 훼손돼 반품되는 책들이 늘어나는 것은 출판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는 말도 있지만 서점의 새 책들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점 측은 그럼에도 '서점의 도서관화'가 독서문화 확산의 효과 등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입장이다.
 울산지역 대형문고 관계자는 "과거에는 위탁판매 반품 등으로 인해 출판사에 부담을 주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훼손 여부 정도에 따라 결정하기에 반품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방문객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고, 이들이 열번 정도 온다고 가정하면 한두 번 정도는 구입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독서문화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장점들이 많다"며 "하지만 책의 훼손 등을 줄이기 위해 여러 권을 가져다 읽는 경우는 한 권만 읽도록 지속적인 계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최근 서점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여겨지면서 책을 '사는 곳'에서 '보는 곳'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서로 입장이 다른 대형서점과 출판업계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며 이용자들은 자신이 다 본 책들은 최대한 구매하는 등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