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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 사업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높여 1조원을 더 주고 인수한 사업을 해외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의 첫 성공사례로 홍보했으나 사실은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등 사업 성과가 상당수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을)은 15일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석유공사가 성공사업으로 홍보한 영국 다나사 인수가 부실 해외자원개발의 전형적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영국 다나사 인수 당시 평균 주가로 매입했다면 15억9,000만 파운드(약 2조4,000억원) 수준에서 인수할 수 있음에도 주당 최고가인 18파운드 총 22억 1,000만파운드(약 3조4,000억원)으로 인수해 결과적으로 1조원을 더 주고 인수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9월부터 다나사 주가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석유공사는 2010년 7월 14일 다나사 측에 주당 18파운드에 인수 제안을 했다. 당일 주가는 14.22파운드였다.
 같은 해 8월 다나사 측은 제안을 거절했고, 이 사실이 영국 주식시장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으며 석유공사는 8월 20일 공개매수 제안을 공시했다.


 박 의원은 석유공사가 14파운드 수준이던 주가를 18파운드로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 이사회에서는 "지금 13파운드 매매되는 게 우리가 인수한다는 것 때문에 18파운드가 됐다"는 지적과 "지금 18파운드로 공표를 했기 때문에 18파운드 이하로는 거래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라는 보고도 있었다.


 당시 영국 다나사의 재무자문은 캐나다 하베스트 부실 인수에 자문했던 메릴린치가 했다. 메릴린치 자문보고서에서는 적정 주가로 약 23.73달러를 제시했는데, 약 18파운드에 해당한다. 이 자문으로 메릴린치는 87억원 가까이 자문료를 챙겼다.
 영국 다나사의 전년도 평균주가 13파운드였고 당시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주가가 11파운드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석유공사 이사회에서는 당기순이익이 상당히 낮은 편, 부채상환 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10억불, 1조1,000억원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따라서 박 의원은 석유공사가 다나사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최고가로 인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수 당시 매장량 등 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수 평가 당시 36억boe로 평가했으나 산자부는 15억6,000만boe로 최근 석유공사가 다시 평가한 결과 20억boe로 당시 평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박정 의원은 "석유공사가 성공사업으로 홍보하는 영국 다나 사업 역시, 인수부터 현재 상황까지 부실 해외자원개발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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