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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을 맞은 울산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그동안 우려해왔던 '역전세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거래 절벽으로 인해 매매가가 흔들리고 입주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울산은 전국 7대 도시 중 유일하게 전세 재계약금이 떨어졌다. 집주인들은 적게는 수 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 전국 7대 도시 중 전세금 하락 유일
16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울산의 아파트 전세 재계약에 드는 평균 비용이 2년 전과 비교해 평균 474만 원 떨어졌다. 2016년 10월 평균 1억 8,492만 원이었던 평균 전셋값은 2018년 10월 1억 8,018만 원으로 하락했다.

통상 2년 단위의 전세계약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해 지금 전세를 재계약한다면 울산은 평균 474만 원의 전세 재계약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2억 4,902만 원으로 2년 전(2억 3,923만 원) 대비 979만 원이 상승한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세금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2년간 평균 전세금이 떨어진 곳은 전국 7대 도시 중 울산이 유일하다. 서울은 4억 2,584만 원에서 4억 6,588만 원으로 4,004만 원이나 뛰었다. 대전도 1억 6,950만 원에서 1억 7,990만 원으로 1,040만 원 올랐고, 인근 부산도 2억 647만 원에서 2억 881만 원으로 234만 원 상승했다.

# 2년 전부터 지역 전세금 곤두박질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산의 아파트 가운데 재계약 기간이 도래한 집주인들은 갑작스레 큰 돈을 마련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세 재계약금은 지역과 평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보니 일부 노후된 외곽 지역 아파트를 제외한 대다수 아파트 주인들은 사실상 평균치의 열배가 넘는 수 천만 원을 되돌려줘야하는 실정이다.

실제 울주군 범서읍의 D아파트는 지난 2016년 12월 2억 9,000만 원이었던 전세금이 2억 6,000만 원으로 떨어지자 세입자가 2개월 뒤 3,000만 원을 돌려달라며 재계약 조건을 제안했다.

한동안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중구 혁신도시도 아파트들도 현 시세에 맞춰 평균 3,000만 원 씩의 차액을 돌려줄 것을 세입자들이 요구하고 있다. 혁신도시 D아파트는 같은 기간 3억 1,200만 원이었던 전세 계약금이 2억 9,000만 원대로 떨어졌고, 인근 L아파트도 2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하락했다. 

울산의 전세값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부터다. 2년 전 만해도 재계약을 하려면 평균 2,000만 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했었다. 울산의 지난 2014년 전세 재계약 비용은 1억 6,149만 원으로 2016년보다 2,343만 원 적었다.

이는 지역 경기 침체와 입주 물량 폭탄이 맞물리면서 매매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울산의 부동산은 이 기간동안 조선 및 자동차가 부진과 구조조정에 시달리면서 빈집이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아왔다.

# 연말까지 입주 쓰나미 추가 하락 불가피
여기다 입주 물량은 갈수록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공룡단지들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집값 낙폭을 키우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는 이달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3,693가구가 입주에 들어간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입주한 2,393가구의 150%가 넘는 수치다.

다음달에는 남구 야음동에서 1,000세대가 넘는 대형단지인 '대현더샵' 1·2단지(1,180가구)가 한꺼번에 주인을 맞는다. 이어 11월에는 남구 무거동 '울산대 이즈플레디스'(93가구), 중구 반구동 센트럴 파크오시오(48가구), 중구 복산동 번영로 서한이다음 1·2단지(252가구) 등 393가구가 입주를 본격화한다.

12월에는 2,111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열린다. 특히 북구 '호반베르디움'(498가구)이 첫 입주에 들어가며 '신도시급 공룡 단지'로 불리는 송정지구에 불을 밝힌다. 이웃한 중산매곡지구에서도 '일동미라주' 1·2단지(1,344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남구에서는 '신정 풀비체'(51가구)·'울산대 이즈플레이스 도시형생활주택'(18가구)가, 중구에서는 '학성동 파크디아채'(209가구)가 각각 주인을 맞는다.

물량이 소화되는 기간을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까지 울산의 전세값 하락세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회 소유진 부지부장은 "물량이 넘치다보니 집주인들은 수 천만 원의 급전을 공수해서라도 세입자를 잡으려하고 있다"며 "내년 중반기까지 입주 물량이 기다리고 있어 물량이 소화되는 같은해 연말까지는 분위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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