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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남북관광 교류에 대비해 크루즈 여객터미널을 조성하고, 지역 특성을 부각한 관광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울산발전연구원 유영준 박사는 이슈리포트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울산형 관광 상품 개발'에서 이 같은 점을 시사했다. 유 박사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향후 북한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울산이 북한과 북방 경제권을 오가는 노선에서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들이 경제 교류나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오갈 때 교통편으로 선박을 선택하는 경우, 울산을 거치는 옵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신항을 북방 경제 허브 항구로 조성하고, 인접 항인 울산항을 해외에서 북한을 오가는 크루즈 선박 관광 경유지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민선 7기 울산시 공약 사업인 크루즈 여객터미널 조성이 선결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유 박사는 이와 함께 "북한 동해안에 있는 산업 중심 도시와 울산이 자매결연해 북한 주민을 초청하고 울산시민이 답방하는 상호 방문 관광 상품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또 울산이 보유한 5대 관광 테마인 산업, 산악, 생태, 역사·문화, 해양 중 지역 특성을 부각할 수 있는 테마를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박사는 "울산은 단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경유지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북한 관광객들의 목적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이 항만을 중심으로 미래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된 일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취임 이후 울산항을 북방물류의 중심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송 시장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수출입화물의 99%가 항만을 통해 처리될 정도로 국가 경제와 항만은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지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항만의 중요성을 지적한 바가 있다. 

이와 함께 울산지역 화물의 상당 부분이 항로와 항차 수 등 항만 인프라가 부족해 부산항 등 다른 항만에서 처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민선 7기 공약과 접목해 앞으로 울산항을 북방물류의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물류 중심의 항만 발전에 관광을 접목해야 하는 과제다. 울산항을 북방교역의 중심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함께 관광산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 만큼 이제부터 이를 위한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울산을 두고 유라시아 철도연결을 통한 대륙진출, 북극항로 및 북방물류거점, 북방 크루즈관광항만, 북극해 거버넌스 중심지 등 북방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할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지역공약 이행 방안에서 경상북도를 '환동해와 북방교역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울산은 대상지역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울산이 북방교역의 여러가지 조건을 갖춘 도시라 해도 정부 정책 기조에서 빠져 있다면 짝사랑에 불과하다. 경상북도를 거점으로 한 북방교역에 해오름 동맹의 축인 울산이 함께 하도록 다양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방지역은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중국 넓게는 북한까지 아우른다. 유럽과 묶인 유라시아는 세계 인구의 65%, 에너지 자원의 75%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북방경제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세계 6위(5,737억달러)인 수출 규모를 2022년까지 7,900억달러로 키워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방경제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이 북방 경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올해부터는 양상이 다르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부터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이 철도와 해양부문의 기회다. 

이미 부산의 경우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하는 일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철도의 연결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원도의 경우는 남북교류사업 재개 시 가장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동해선의 연장선인 강릉∼고성 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 등 남북 강원도 간 철도 연결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동해북부선은 통일·북방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종단연결교통망이자 미래 유라시아대륙과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울산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제 권역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동해안 시대를 넘어 울산이 북방으로 향하는 경제 거점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울산의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 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미리미리 북방교역, 관광의 시대에 대비하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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