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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한다. 왜 가을은 독서의 계절로 불리게 됐을까.

첫 번째는 고사성어 '등화가친'(燈火可親)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중국 당나라 사상가인 한유가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어 보낸 시에 등장한 말로, 가을밤은 시원하고 상쾌해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다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됐다.

두 번째로 신체 호르몬 중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유독 가을에 적어지는 것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고독한 신체와 차분해진 정신 상태는 곧 독서에 적합한 신체적 조건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의 문화통치 일환으로 가을 무렵에 독서를 권장했다는 이야기 등도 전한다.

그렇다면 가을엔 정말 독서를 많이 할까.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의 2016년 484개 공공도서관 대출데이터 4,200만 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서 대출량이 가장 적은 달은 9월, 11월, 10월 순이고, 대출량이 가장 많은 달은 1월과 8월로 나타났다고 한다. 

실제로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 아닌 여름이나 겨울이었던 셈이다. 이 통계자료는 역설적으로 9월~11월이 '독서의 달'이 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또한 지난해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59.9%에 그쳤다. 이는 40%가 넘는 성인이 지난 한 해 동안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독서의 달'이 돼야 하는 가을은 또 다시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독서문화 진흥을 위해 정부가 25년 만에 다시 정한 뜻 깊은 '책의 해'이기도 하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잠시 접어두고 선선한 날씨 속에서 독서를 통해 또다른 가을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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