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울산 동구지역에서 "썩은 페인트 혹은 화학물질 냄새 등 악취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지난 22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인 23일 오전 10시께까지 동구 전하동, 방어동, 화정동 일대에서 악취로 인한 민원이 30건 이상 접수됐다.
주민 A(동구 전하동)씨는 "환기를 시킨다고 문열어놨는데 머리가 아플 정도로 악취가 났다"며 "근처 사는 아는 사람에게도 물어보니 구역질이 날 정도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주민 B(동구 화정동)씨는 "최근 2주간 2~3일에 한번 씩 간헐적으로 냄새가 났는데, 엊그제는 밤새도록 악취가 나 잠도 못 잘 지경이었다"고 호소했다.

시와 동구는 남구석유화학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등에서 전기유지보수작업(셧다운)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며, 남서풍이 불어 동구 일대에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셧다운 시 석유 탱크나 석유를 운반하는 배관 등 관련 장치를 용접해 보강하거나 탱크 안이나 높은 굴뚝 내부를 청소하는 등 점검 및 보수작업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폐기물이 나오기 때문에 악취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전기유지보수작업을 할 예정인 공단은 총 139여 곳이며, 10월에는 총 30여 개의 업체로 올해 중 가장 많은 셧다운을  실시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여름이나 겨울에는 기상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작업하기 힘들어 대부분 서늘
한 날씨인 10월에 셧다운이 집중된다"면서 "유사한 악취를 배출하는 사업장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벌여 강력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울산 곳곳에서 악취로 인한 신고가 200여 건에 달했다.
당시 시는 공단 등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을 악취의 원인으로 봤으며, 고온다습한 날씨로 악취가 더 심했을 것으로 봤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구·군과 함께 악취 배출 사업장에 대한 합동 단속을 시행해 위반 사업장 8곳을 적발했다.

한편 시는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 보건환경연구원과 10월부터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 시스템' 을 정비해 내년 1월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대기 중에 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분석하는 실시간 유해 대기 측정기기를 차량에 탑재해 공단 주변을 비롯한 울산 전역을 돌며 실시간 감시하는 것이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