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
아빠의 육아
  • 울산신문
  • 승인 2018.10.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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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수성대 외래교수

예전에는 온 마을이 아이 하나를 길렀다고 한다. 그만큼 이웃 간의 돈독한 관계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아이를 혼자 키우기 아주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는 아이를 낳고 키우며 약간의 쉬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지만 곧 다시 일을 하니 육아와 일로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이 되풀이되곤 한다.
아직 아이가 어려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밤에 잠을 재울 때까지 6시간 가량 아이를 봐야한다. 간단한 그림 작업이나 단순 문서업무조차 아이가 있으면 신경이 쓰여 집중이 안 된다. 저녁시간에 밥을 먹이고 씻기는 등의 기본적인 활동만으로 1~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오면 진수성찬을 차려내라는 듯 큰소리에 식사 준비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남편은 퇴근 후 아이를 봐주지 않는다.


일하는 엄마들이 남편도 아이를 돌봐주었으면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겪어보니 그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남편은 퇴근 후 집에 와서 누워 TV를 보거나 컴퓨터로 여가시간을 보내며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
같이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본인만큼 돈을 벌어오면 육아를 도와주겠다고 큰소리치기 일쑤이다.
아침에는 문화센터에 강의를 하고 낮에는 학생들 미술교육, 간간히 대학이나 지자체 강의를 하고 있어 강의시간 이외에 준비하는 시간도 상당하다. 한 두 시간 틈이 나면 구석구석 집안 청소를 한다. 그 밖의 집안일은 거의 새벽에 일어나 하는 편이다. 


남편의 수입이 더 높더라도 일하는 아내를 맞았다면 육아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들의 경우 거의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엄마들은 새벽부터 일어나야 집안 일이 돌아간다. 아이가 깨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므로 준비를 시키고 남편의 아침상도 차려야 한다.
필자의 경우 이 과정이 끝나면 문화센터 수업을 다녀온다. 문화센터 수업이 끝나면 점심시간 한 시간을 잠깐 쉬며 오후 수업 준비를 한다. 이후 교습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5시에 일이 마치면 아이가 5시 20분에 하원을 한다. 그때 잠시 또 15~20분 가량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
나를 위한 시간은 아침에 씻고 로션을 바르는 시간이 전부이다.


남편의 육아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사는 기분으로 바쁘고 피곤하게 살고 있다. 그나마 필자는 일하는 시간이 짧은 편임에도 그러한데 여느 일하는 엄마들은 오죽할까 싶다. 저녁 때 학부모 상담 전화가 오면 남편은 주부들의 수다시간으로 치부한다. 점심식사 후 약간의 틈을 내 잠시 피곤을 이기느라 커피라도 마시면 긴 시간동안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줄 안다.
하지만 일하는 엄마로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본인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것. 그리고 빚을 빨리 갚기 위해 버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남편은 직장에 다녀올 동안 일하는 엄마는 아이에 신경 쓰고 집안일에 본인 일까지 3중고를 떠안고 있다. 이런 엄마들을 이해하고 퇴근 후 하루 한 시간 만이라도 남편들이 육아에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
한 시간이면 빨래와 설거지, 밑반찬 준비가 가능하다. 새벽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다. '가장'이라는 의미는 가정의 최고 권위자라는 의미가 아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육아에 대한 책임도 하루 한 시간이라도 함께 나누어 이행하기를 간곡히 희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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