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류생태 박사
조류생태 박사

"南北 하나 될 때, 동아시아 번영의 미래 열린다" 이 헤드라인은 2013년 11월 23일 '세계의 석학(碩學)'으로 불리는 위르겐 하버마스(Habermas·85)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명예교수가 자신의 독일 슈타른베르크 자택에서 한상진(69) 서울대 명예교수와 가진 대담이다. 조선일보(2014.1.1.1면)기사에서 찾았다.
"'69년 장벽' 언제 걷힐까……. 1945년 '38선'이 그어지며 시작된 남북 분단이 올해로 만 69년이다. 독일과 베트남 등은 모두 지난 세기에 통일을 끝냈고 우리만 아직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철책선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두루미 떼처럼 남북이 하나 되는 날은 언제 올 건인가. 지난 30일 새벽 중부전선 DMZ(비무장지대) 북쪽 지역에서 휴식을 취하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두루미떼 아래서 우리 초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조선일보.2014.1.1.1면)


헤드라인과 함께 두루미 3마리가 우리 초병들이 일렬로 줄지어 경계 근무하는 철책 위를 통과하는 장면의 사진 설명이다. 두루미는 비무장지대를 자유롭게 왕래하는 평화의 상징 새로 그려지고 있다. 일상에서도 두루미는 한 쌍 혹은 반드시 가족이 항상 함께한다. 이를 인문학적 표현으로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한다. 자연 생태계 구고(九皐·광활한 습지를 말함)에서의 한가로운 두루미의 걸음걸이에서 평화가 느껴진다.  


남쪽의 계변과 북쪽의 안변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평야(平野)이며, 다른 하나는 두루미이다. 계변의 중심에 태화강(太和江), 동천(東川), 서천(西川)이 있다면, 남대천(南大川)·한천(漢川)·해천(蟹川)은 안변의 중심 물길이다. 이들 물길은 강 하류에  충적(沖積)평야를 만들었다. 광활한 습지는 벼농사에 적합한 환경이며, 떨어진 벼이삭을 주식으로 하는 두루미와 흑두루미는 자연적으로 텃새로 서식하게 됐다. 
계변의 두루미는 단정학(丹頂鶴)으로 부르며, 안변의 흑두루미(두루미도 있음)는 갯두루미로 부른다. 단정학은'붉은 이마의 학'이라는 의미이며, 갯두루미는 주로 갯벌 등 '갯가를 찾는 두루미'이기에 붙어진 이름이다. 현재 우리 자연 생태계 두루미와 흑두루미는 겨울철 강원도 철원지역과 전남 순천시 순천만 습지에서만 관찰된다.
계변과 안변은 모두 두루미의 서식지였다. 계변은 산업화 과정에서 파괴됐으며, 안변은 서식지 개발로 터전을 잃었다. 현재 두루미와 갯두루미는 계변과 안변을 찾지 않는다. 두루미와 흑두루미는 건강한 월동지 철원평야와 순천만을 찾는다.  


계변의 삼산평야는 태화강, 동천강, 서천강, 내황강, 외황강 등의 강이 만든 충적평야이다.
안변과 계변에는 가학루가 있다. 안변의 가학루는 안변평야의 영향을 받았으며, 계변의 가학루 역시 삼산평야의 영향을 받았다. 안변평야는 함경남도 안변군의 중북부를 차지하는 함경남도 제일 남쪽의 평야이다. 남대천(南大川)·한천(漢川)·해천(蟹川) 등의 하천이 만든 충적(沖積)평야이다. 추가령구조곡(楸哥嶺構造谷)의 북쪽을 차지하며 북류해 온 남대천이 영흥만으로 흘러들어간다. 남북 약 2㎞, 동서 약 6㎞ 넓이의 평야이다. 안변가학루(安邊駕鶴樓)가 있으며, 학천(鶴川)과 학성산(鶴城山)에 학성산성(鶴城山城)이 있다.


가학루가 현존하거나 흔적이 있는 지역은 대부분 평야와 학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이유는 평야의 논경지 습지와 추수때 떨어지는 낙곡이 두루미의 건강한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벼 생산은 논경지이며, 낙곡은 쌀의 생산과정에서 1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학의 주식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달 24일, 전남 순천시가 순천만 습지를 찾는 흑두루미를 매개로 남북교류를 추진할 계획을 발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순천시는 지난 7월 시 전역과 금강산이 함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홍보했다. 내년 5월에는 한반도 두루미류 보전 국제학술대회 개최, 2020년부터 3년간 남북 공동으로 한반도 두루미류 서식지 복원 사업을 추진 등 순천-금강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 계획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의 고장' 울산도 자연 생태에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1∼12일 울산시는'2018 철새서식지 관리자 국제워크숍'을 국내외 많은 관계자가 참가해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2017년 11월, 제8회 아시아조류박람회' 개최에 이은 국제행사이다. 울산시티투어 겨울상품에 국내 최대 떼까마귀 군무가 추가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지난 19일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관으로 남구 삼호동 주민을 대상으로 '생태관광 시민의식 함양 교육'을 실시했다. 이러한 앞선 실천은 울산시가 생태관광 자원화를 통해 울산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이 있음을 시민 모두가 인식할 줄로 믿는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