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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둘째주 월요일, 병영 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월례회 날이다. 월례회가 다가오면 마음은 바빠진다. 지난 회의에서 논의해 결정됐던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정리하고 안건으로 산정하고 회의 후 실시하는 자원봉사활동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까지 지역 차원 사회보장급여(서비스) 제공 인프라는 민간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점차 복지 대상자가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필요한 사회보장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했다. 그래서 공공·민간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한 사회보장급여 제공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실시하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2003년 7월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됐다. 법률 개정으로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설치·운영이 의무화됐고 지역복지 활성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이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통합 복지서비스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기존 민관협의체보다 국민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키고 촘촘하게 이웃을 살피고, 알리고 보살펴, 주민의 다양한 복지 욕구와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복지 대상자 지원 확대를 위해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자체 복지사업(특화사업)을 추진한다.

처음에는 월례회 회의자료가 동정이나 구정소식 위주였지만, 점차 매월 발굴된 사각지대 대상자 생활 실태나 지원계획 등의 내용이 중심이 됐다. 위원들은 이웃에 관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어느 해 보다 무더웠던 올 여름, 독거 어르신들이 걱정됐다. 복지팀원이 연말까지 그분들 중 연세 많고 거동이 많이 불편한 분을 대상으로 우유배달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필요 예산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우리 동 천사계좌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먼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월례회 안건으로 올렸다. 협의체에서는 우유가 한 번에 대량으로 배달되는 문제점 등을 염려했지만, 협의체와 맞춤형복지팀에서 문제점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
협의체에서는 배달 제품은 곡물이 첨가된 영양가 높은 것으로 하고 업체에서 일주일 분량을 한 번에 배달하지 않도록 주지했다. 동 직원과 위원들은 수시로 어르신께 확인 전화를 드렸다. 그러자 공급업체도 대상 어르신을 이틀 이상 대면하지 못하면 행정복지센터로 연락해주었다. 처음에는 걱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협의체에서 또 제안을 해 주셨다. 형편이 어려운 분들은 햅쌀을 사 드시는데 경제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추석을 맞아 차례상에 올리고 더 맛난 송편을 빚을 수 있도록 햅쌀 나눔사업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사업을 신청, 승인받아 올해 9월 도정된 햅쌀 10㎏ 50포를 구입해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이나 장애인에게 직접 배달해 드리고 안부를 묻고 오셨다.

올해 우리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우유배달·햅쌀 나눔 사업 외에도 복지사각지대 발굴 캠페인,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통신비 지원, 독거노인 주택청소 및 이불세탁 봉사 등 다양한 복지를 제공했다. 모든 활동에 위원 전원이 같이 해 주시지는 못하셨지만 바쁜 일상 속에 시간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활동해 주시는 위원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현재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찾고 이웃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토닥여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체가 되어 노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동모금회 등과 협력해 좀 더 촘촘히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중구의 5개 맞춤형복지 중심동과 각 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복지 사각지대 없는 더 행복한 중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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