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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이 개통된 지 8년이 됐지만 열악한 편의시설, 악취, 주차난과 대중교통 불편, 복합환승센터 건립 지연 등 이용객 편의를 외면한 문제점이 여전하고 위상에 걸맞는 주변여건도 갖춰지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에 위치한 KTX울산역과 역세권 전경.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이 개통된 지 8년이 됐지만 열악한 편의시설, 악취, 주차난과 대중교통 불편, 복합환승센터 건립 지연 등 이용객 편의를 외면한 문제점이 여전하고 위상에 걸맞는 주변여건도 갖춰지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에 위치한 KTX울산역과 역세권 전경. 유은경기자 usyek@

KTX울산역이 개통된 지 8년이 됐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연간 600만 명이 이용하는 울산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열악한 편의시설에 악취와 대중교통 불편 등 승객 편의를 외면한 문제점이 여전한데다 역세권 핵심시설인 복합환승센터 건립 지연 등 그 위상에 걸맞는 주변여건은 아직도 갖춰지지 않고 있다.

# 이용객수 전국평균 3배가량 급증
KTX울산역은 지난 2010년 11월 1일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일원 연면적 1만9,103㎡,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개통됐다. 산업수도라는 도시 위상에도 불구하고 고속철도 중심축에서 벗어나 있던 울산은 KTX역 개통으로 산업·경제·문화관광 등 지역 발전의 전환점을 맞았다. 4시간 30분(고속버스)에서 5시간 21분(새마을호)까지 걸리던 울산~서울간 거리는 불과 2시간 9분으로 단축되는 등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

도심 외곽지역에 있다는 위치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개통 당시 하루 8,551명이었던 이용객 수는 지난 몇 년간 전국 평균의 3배가량인 연평균 13%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6,600여 명까지 늘어 8년 동안 2배가량 증가했다. 연간 이용객은 지난해 기준 606만 9,000명으로 울산 인구(120만)의 5배가 넘는다.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열차도 증편됐다. 지난 2016년 수서고속철도(SRT)가 개통되면서 정차 열차가 개통 당시 주중 46~52회에서 99~100회로, 주말 53회에서 103회로 큰 폭으로 늘었다.

개통 8년이 지났지만 주변 환경과 교통편, 주차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용객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수시로 울산역으로 흘러들어오는 악취다. 악취의 원인은 울산역에서 150여m 떨어진 돼지축사다. 30여년 전 들어선 이 축사는 1,000㎡, 2개동에서 9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지만 악취저감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다. 축사 1개동이 불법건축물이고, 매년 악취 민원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서 군의 개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 수요는 고속철·기반시설은 완행열차
울산시와 울주군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 대상 확대 등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지 축사 전체나 혹은 일부는 유지돼 악취를 내뿜을 수밖에 없어서다. 또 삼남면 주민들은 돼지축사 외에도 삼동면 조일리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가축분뇨처리시설과 또다른 돼지 축사의 악취도 바람 방향에 따라 울산역까지 흘러들어 간다고 의심하고 있다. 

울산역에서 지역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리무진 버스에 대한 불만도 여전히 단골 민원 대상이다. 예고도 없이 버스가 오지 않는다거나 노선을 추가해 달라는 민원이 주다. 버스기사들의 과속, 불친절 등 서비스에 대한 개선도 이용객들의 요구사항이다.

불편한 대중교통 문제와 연계, 울산역을 오가는데 주로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주차난도 심각하다. KTX울산역에는 부설주차장 1,044면, 3곳의 사설주차장 418면 등 총 1,462면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주말과 공휴일에는 수용 가능 차량보다 훨씬 많은 차량이 몰리면서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울주군이 단속을 유예하던 울산역 주변 불법주정차를 주말까지 강력 단속에 나서면서 이용객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3,135면의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강력한 단속에 대한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규 민간투자 유치도 쉽지않아
복합환승센터를 짓기로 했던 롯데울산개발의 변심은 울산역 주변 개발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이미 사업 중단으로 인한 파장은 지역 부동산 업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 2015년 롯데와 시는 업무협약을 맺고 복합환승센터를 2017년 착공해 2018년 완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울산역 주변에는 3,000여 세대의 아파트, 오피스텔과 상가 등이 들어섰고, 인근 토지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롯데의 사업 재검토 결정이 나오자 수억원의 대출을 받아 지어진 상가 분양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일부 신규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이 얼마전 석방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당분간 사업 중단에 따른 파장은 불가피하다.

롯데가 사업 변경을 추진한다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전 1년 6개월 정도 소요되는 모든 절차를 다시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화관과 쇼핑몰을 배제할 것으로 알려져 변경된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복합환승센터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울산역 인근 신규 투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도시공사는 울산역 인근에 호텔을 포함한 복합개발사업의 민간투자 재공모를 위해 기관 및 기업체들의 수요조사를 했다. 하지만 투자 여건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관망하는 입장을 보여 재공모 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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