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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울산의 대표 축제로 불리던 처용문화제가 지난 주말 열렸다. 태풍 콩레이 때문에 한 달 정도 연기된 이번 축제는 울산시 남구 달동 문화공원에서 '처용 미래를 춤추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올해는 당초 10월 5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태풍 영향으로 연기되면서 축제 기간도 하루 줄었다.

개막일 남구 황성동 처용암에서 열린 처용맞이 고유제에 이어 울산연예예술인협회가 마련한 축하 연주가 축제 시작을 알렸다. 또 처용취타대 퍼레이드, 전국 창작 처용무 초대마당이 이어졌고, 축제 주제공연으로 처용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한국형 발레극 '처용'이 무대에 올랐다. 발레극 주제는 '관용과 화합을 춤추다'이다. 처용문화제에서 발레가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행사장에는 처용 설화 내용과 설화가 기록된 역사자료, 울산 처용 유적지 등을 소개하는 주제관도 마련됐다. 하지만 축소된 문화제는 연기된 행사 일정만큼 과거의 화려한 문화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처용문화제는 5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의 희망과 도약을 기약하면서 지난해부터 월드뮤직페스티벌과 분리해 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처용문화제는 뭐라해도 울산 시민들의 결속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축제로 이어져 왔다.

처용문화제는 신라 49대 헌강왕 때 기인의 이야기로 처용설화를 배경으로 열리는 문화축제다. 울산 남구 개운포와 처용암, 울주군 청량면 망해사는 처용설화의 발상지이며 처용설화에 나오는 처용가와 처용무 유산들은 울산만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대표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울산에서 처용문화제 열리는 것이며 울산시 대표축제로 불리어왔다. 처용에 대한 시비나 다양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관용정신이라는 기둥은 흔들리지 않았다.

52년된 울산의 대표축제가 위축된 축제로 변해가는 모습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표적으로 처용문화제는 울산광역시 대표축제임에도 예산은 구·군 지역 대표축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구군으로 이관하려다 희망하는 자치단체가 없어 문화재단이 떠안는 모양새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울산의 대표 축제로 살려내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예산이 필수적이다. 누가 뭐라해도 울산은 처용의 도시다. 인근 경주가 울산의 처용을 가져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다른 곳에 지역의 대표적인 무화콘텐츠를 빼앗길까 두렵다. 울산시와 문화예술인들의 각성과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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