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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났으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중앙정부 중심의 국가운영체제가 지속돼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미약한 실정이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응하려면 중앙정부 중심보다는 지방 특성에 맞는 지방자치의 원활한 운영이 절실하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제6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시도의회 사무직원 임용권을 시도의회 의장에게 부여하고, 국세·지방세 비율을 현재의 8대 2에서 7대 3까지 늘리는 등 지방자치단체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남구의회도 이를 적극 환영한다. 의회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지역현안 해결에 필요한 대안을 적극 발굴해 모든 구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남구의회는 구 여건에 맞는 선진 우수사례 접목방안을 찾고자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대상으로 공무국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고사성어에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이 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계획, 집행할 때 현지를 한 번도 답사하지 않고 탁상공론에 매달린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회가 국외연수를 계획한 이유는 무엇보다 그동안 논란이 된 외유성 국외연수에서 과감히 탈피해 의원 개개인 모두 각자 임무 하에 선진사례를 직접 보고, 듣고 토론해 현안 해결에 접목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연수의 실효성 확보에 역점을 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남구는 10년간 추진하게 될 남구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 주제는 '도시속 오아시스 장생포'. 장생포에 해양공원, 테마파크 조성, 문화예술인 지구 등 6개 지구로 나눠 개발을 추진하는 안이다. 연수지역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예로 장생포해양공원에 짓게 될 대형 수족관은 싱가포르 아쿠아리움을, 테마파크 조성시 들어설 식물원은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더 베이를 벤치마킹 해 남구 정책 방향과 비교해 접목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사례로 선택했다. 도시계획, 육아 아동복지, 친환경분야 등에서도 남구 현안을 접목할 수 있는 주제와 장소로 선정했다.

지난 7월 개원한 제7대 남구의회는 초선의원이 대부분으로 석달 남짓 짧은 기간에 구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의정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 연수에 수차례 참여해 왔다. 말레이시아 수방자야 시의회와 싱가포르 국회, 싱가포르 정부가 운영하는 ECDA(유아교육진흥원)을 공식 방문해 국외 지방자치제도와 의회 운영분야, 육아 아동복지 프로그램 등에 대한 공식 면담이 있어 지방의원으로서 의정능력 배양은 물론 글로벌 마인드 향상으로 지역 정책 수립과 방향 제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수는 전 의원이 참여해 방문국, 주요 견학시설, 일정 등을 직접 결정하고 사전 설명회를 열어 연수과제에 대한 사전학습을 해 연수성과가 극대화되도록 계획했다. 연수 후에는 '개인별 국외연수결과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를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국외연수 성과보고회' 개최는 물론 의원이 제출한 접목방안과 제안 과제는 구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다.

남구의회는 주민 대의기관이다.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세금으로 국외연수를 가는 만큼 소요 비용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와야 할 것이다. 해외우수사례 경험을 통해 의원의 의정역량을 향상시킴은 물론 구 현안사업에 접목해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알찬 연수가 돼야 한다. 지금 남구는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어려운 현실 여건과 급변하는 사회복지망, 일자리 창출, 다양한 주민의 뜻을 모아 살기 좋은 남구가 될 수 있도록 의회 역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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