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피해예방 지침 '있으나 마나'
조합원 피해예방 지침 '있으나 마나'
  • 김주영
  • 승인 2018.11.04 0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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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업자만 배불리는 지역주택조합 난립(中)]
市, 과대광고 수시 확인·현장감독 등
내부 처리요령 관할 부서 하달 불구
3년간 단속실적 전무 업무태만 지적

울산 지역주택조합 사업지 36곳 중(설립 인가 후 29곳·인가 전 7곳)곳 중 최소 15곳이 경찰 수사를 받거나 법정 소송이 진행(본보 2018년 10월 30일자 1면 보도)되는 등 시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행정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울산시는 지난 2016년 지역주택조합이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피해예방을 위해 내부지침을 만들었지만 일선 현장에선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지역 전반에 불어닥친 불경기로 피해가 확산,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경고하고 있어 인근 도시처럼 강력한 관리방안을 세우거나 TF팀을 꾸리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36곳 중 15곳 수사·법정소송
시는 지난 2016년 5월 지주택 가입 피해예방을 위한 '주택조합 관련 업무처리요령' 내부 지침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5개 구·군 관할부서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지침은 관할 구청이 사업 추진상 문제점과 유의점을 홈페이지, 전단지, 언론 등을 통해 수시 안내하고 담당공무원은 현장 감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시에는 각종 광고와 현수막, 조합 홈페이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과대광고가 없는 지도 수시 확인해야 한다. 분양문의, 동호수 지정, 시공사 등을 광고내용에 표기하지 못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사항도 적시돼 있다.

조합 설립인가가 날 때까지 월별로 업무 지침 이행 여부를 지도 점검해 기록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으나 이들은 실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본보가 지난주 5개 구·군 담당부서에 최근 3년간 주택조합 사업 관련 단속 실적 혹은 업무에 배치된 후 단속실적 등에 대해 물었으나 이에 대해 1건이라도 있다고 밝힌 부서는 없었다.

그러나 간단히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울산지역 주택조합 사업지를 검색만 해봐도 과대광고가 될 수 있는 분양문의, 평당 저렴한 가격, 시공예정사를 시공사라고 쓰는 경우, 평균 수 천만 원에서 1억 프리미엄 이익, 추가분담금 없음 확약 등을 한 광고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주 기자가 조합계약 피해자 1명과 찾은 중구 복산동 한 지역주택조합 홍보관에서도 현수막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임을 명시하지 않거나 시가 지침 제4조 1항으로 정한 지침유의사항을 부착하지 않는 경우, 분양가 제시 등이 확인됐다. 더욱 문제인 것은 지난 6·3주택법 개정으로 조합 추진위나 업무대행사 등은 조합원이나 계약자에게 사업관련 자료 공개를 하는 것이 의무이지만 전반적으로 안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구 한 조합과 계약한 한 피해자는 "사업부지가 2단지에서 1단지로 축소됐단 얘기가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류를 보자고 하니 처음엔 '그런 거 보여주는 게 어딨냐'고 하더니, 법을 들이밀자 해지하면 계약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업무대행 용역사비 1,200만 원 중 일부는 돌려주지 않는다더라"며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업변경, 과대광고 등이 있었음에도 법대로 하란 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다운지역주택조합 한 가입자 역시 "법에 따라 15일 전에 서면으로 회계서류 등에 대한 공개를 요청했다. 몇 달이 지났어도 서류를 안 주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시, 불법 적발시 사법기관 고발
개정된 주택법 제12조에서는 조합 발기인이나 임원이 각종 업체 선정계약서, 사업시행계획서, 회계감사보고서, 조합구성원 명부, 토지 확보 자료 등을 공개하게 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되지만 조합원들로부터 수억~수십억 원의 업무용역비를 받는 대행사들에겐 이것이 '껌값'이란 지적도 있다. 서민들인 조합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형·민사소송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이나 파주시 등은 사법당국 고발조치를 지침으로 삼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지역주택조합 피해예방 관리방안'의 경우 불법사항에 대해 설립인가 취소, 수사기관 고발 조치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했다. 사업인가 때부터 지주나 조합원 대상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거나 구역별 담당공무원이 정보를 제공거나 현장상담으로 피해를 예방한다. 사업동의서, 매매계약서, 조합가입서 작성 시 필요사항도 자문한다. 자금흐름상 배임 또는 횡령에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은 수사의뢰 등 적극 대처하고 조합원 모집 위반, 불법 과장 광고 강력단속, 시정명령, 고발 조치한다.

대구시는 부동산, 법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꾸려 대응했다. 울산 5개구군 역시 2~3명의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범위가 넓고 민원도 많아 지침을 바꿔도 이를 따를 수 있을지 의문점이 있다. 때문에 한시적이라도 TF팀 등을 구성해 과대광고나 정보공개 등은 단속하는 한편 피해 조합원들 주장대로 업무대행사와 임원 등의 암묵적인 관행과 탈·불법이 있다면 그 실태를 파악하고 수사의뢰 등 대비책을 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수사가 확대된 남·동구 일부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직적으로 4~5개 현장에서 각종 횡령, 배임, 사기 등을 저질러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주택 법이 빈틈이 많다보니 행정이 최대한 그 빈틈을 메우기 위해 강력한 지침을 세웠다. 몇년간 강력하게 지도단속하자 최근엔 자리가 잡혀 예전처럼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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