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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끝난 국정감사에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이 이슈가 됐다. 울산 태화강이 국가하천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구간은 여전히 지방하천으로 방치돼 있다는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지방하천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열악한 지방재정 등으로 인해 재해예방을 위한 예산 투자가 국가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큰 홍수피해를 입었던 울산은 태화강과 함께 동천과 회야강 등 3개소가 국가하천 승격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태화강은 구삼호교부터 울산만 구간만 국가하천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가하천 기준을 충족하는 지방하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 태화강을 비롯해 전국 지방하천은 540개소(1만 943km)가 국가하천 기준을 충족함에도 승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국토부가 각 지자체에 수요조사를 실시해 일관성, 효율성,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해 승격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지방하천은 102개소(2,568km)로 나타났다. 울산은 태화강 일부구간과 동천, 회야강 3개소가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하천은 총 3,835개소로, 국토보전상 또는 국민경제상 중요한 하천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63개소가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있다. 나머지 지방하천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재해예방을 위한 예산투자가 국가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태풍 발생이 잦아지고 있고, 특히 지방하천이 위치한 도심지에 홍수피해가 집중되면서 피해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6년부터 홍수피해가 발생한 주요 50개 지방하천의 피해규모는 약 1조 7,170억 원에 달했으며, 복구비용이 피해액의 배에 이를 만큼 비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울산의 경우 태풍 '차바'가 휩쓸었던 지난 2016년에 약 61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 복구에는 1,330억 원 가량이 소요됐다. 올해 역시 울산은 태풍 '콩레이'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매년 홍수피해가 빈번한 지방하천의 경우 국가하천 승격을 통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통합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방분권시대에 역행할 가능성과 기획재정부의 재정건전성 및 효율성 방침 등으로 인해 1982년 이후 2016년에 굴포천 단 1곳만 국가하천으로 승격이 이뤄졌을 뿐이다. 관련 방침이 수립된 지 30여년 이상 지났고 지방하천의 자연재해 피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가하천 지정 확대를 위한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의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를 제기한 김영진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재해 예방을 위해 선제적인 관리 및 예산 투입으로 반복적인 홍수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이 지적한대로 태화강의 국가하천지정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이와함게 현재 추진중인 태화강 국가정원 문제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 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태보고의 현장이거나 생물 다양성의 확인 학습장, 생태복원의 현장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자산을 가진 곳이 태화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조건이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태화강은 이제 대한민국 생태복원의 대명사가 됐다. 십리대숲과 대공원에는 올해도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태화강의 정취에 만끽한 관광객들은 울산이 공해도시가 아니라 생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바로 그 태화강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국가정원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생태도시라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녹지 30만㎡ 이상에 전통·문화·식물 등 서로 다른 주제별 정원 5종 이상, 화장실과 주차장 등 편익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전남 순천만이 유일하게 국가정원으로 지정돼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일원에 십리대숲, 태화루, 대나무생태원, 작약원, 무궁화 정원, 나비 생태원, 초화원, 철새 공원 등이 조성돼 있어 국가정원 지정 조건을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태화강은 이제 계절별로 다양한 테마공원의 변신이 가능해졌고 주변에 생태학습장과 철새홍보관 등이 들어서거나 준비 중에 있다. 태화강의 정취에 만끽한 관광객들은 울산이 공해도시가 아니라 생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국가하천 지정과 함께 국가정원 지정을 통해 태화강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근대화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각인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태화강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이 곳에서 새로운 도전 의지를 다지고 나이가  미래를 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정부가 제대로 답을 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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