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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복지단체에서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지면서 '기부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기부포비아란 기부와 포비아(phobia:혐오증)의 합성어로, 기부금을 유용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기부에 대한 신뢰를 잃고 혐오하게 되는 증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기부금을 개인이나 단체가 유용하는 문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어금니 아빠' 사건은 큰 충격을 줬다. 딸 친구를 추행하고 살해한 것도 모자라,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모금한 수술비를 실제로는 고급 외제차를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해 국민들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지난 2013년 발생한 '유니세프 사무총장 후원금 횡령 사건', 2015년 '유령 장애인 후원단체 기부금 사기횡령', 2016년 '새희망씨앗 재단 횡령 사건' 등이 있다.

최근 울산 동구에서도 한 사회복지관의 전 관장이 직원들에게 지급된 식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수 천만 원대 법인자금 횡령 혐의로 고소돼 화두가 되고 있다. 해당 복지관은 현재 기업이 기부한 온누리 상품권 수급자 명단을 짜깁기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주민들의 기부 문화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지역 모금기관에서는 기부금이 점점 줄어들진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모금기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기부에 반감을 가지게 될까봐 걱정이다.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연이어 터져 큰 일"이라고 말했다.

기부 문화가 위축되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진짜 도움이 필요한 복지 사각지대 사람들이다. 올바른 기부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바침해줄 투명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기부를 받는 개인·단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감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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