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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대선의 해다. 소위 10년 좌파정권에서 우파정권으로 넘어가느냐, 아니면 5년 더 이대로 갈 것인가를 결정짓는 최대 정치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각 정당은 사활을 건 대선전략에 몰입해 있고, 예비후보들도 벌써 오래전부터 전국을 누비는 대선레이스에 들어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정치권의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보망을 풀가동하고 있다. 서산에 지는 해에 비유되는 노무현 대통령이 아닌 10년 정권을 가능케 했던 진보세력 역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정권재창출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보수우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한나라당은 예비주자와 이들의 추종세력 간에 끝없는 암투로 날을 새우고 있다. 한나라당과 당원들도 현 정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마음 붙일 데 없어 보내주는 기대를 '지지'로 착각하고 정권을 다 잡은냥 거들먹거린다. 당직자조차 소속당의 어느 후보의 지지율이 오늘은 얼마로 나왔다는 등의 숫자놀음에 빠져있을 뿐 위기감과 비장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는 소속당의 후보군 중에 누가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100% 이길 수 있다며 호언하고 있다.
 이런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지방으로 내려오면 더 심각하다. 특히 야당이면서 여당 행사를 하는 울산의 한나라당 당원들은 차기 대선에 대한 고민을 일찌감치 접었다. 당연히 될 것이고, 선거는 그저 정권을 잡아오는 날 쯤으로 믿고 있다. 때문에 현재의 예비주자 가운데 누가 되면 더 경쟁력이 있다는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 단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후보와의 친소관계를 따져, 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정도다. 이러니 당의 구심점이라 할 울산시당에서 대선관련 어떤 행사를 해도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으니 자연 참여율이 저조하고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한다. 8일 오후, 한나라당 울산시당에서 열린 직능위원회 발대식이 이런 분위기를 가감없이 확인시켜줬다. 소속 국회의원은 4명이면서 달랑 시당위원장인 정갑윤 의원 혼자만이 참석해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물론 의원들마다 사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달 26일의 울산시당 홍보위원회 발족식과 이날의 행사는 대선승리를 위한 조직정비작업 현장이다. 또 당원들이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미진한 조직을 보강하는 이들 행사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이자 대선을 "너희들이나 알아서 하라"는 방기라 할 수 있다. 재선의원 1명에 1.5선의원 2명, 초선의원 1명으로 구성된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간판 값도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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